
스페인의 라민 야말(오른쪽)이 유로 2024 준결승전에서 프랑스를 상대로 1-1 동점을 만드는 득점을 넣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긋지긋한 라이벌들의 만남이 유럽네이션스리그 4강에서 재연됐다. 불과 1년 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결승행 티켓을 다퉜던 프랑스와 스페인이다.
프랑스는 24일 프랑스 파리 인근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2025 네이션스리그 8강 2차전에서 크로아티아에 2-0으로 앞서면서, 1~2차전 합계 2-2 동률이 돼 연장전을 넘어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5-4로 승리했다.
프랑스는 지난 21일 크로아티아와 원정 1차전에선 0-2로 패배했다. 프랑스의 극적인 준결승 진출이 주목받은 것은 오는 6월 5일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맞불을 다음 상대가 바로 최근 유럽 무대에서 라이벌 구도가 굳어지고 있는 스페인이기 때문이다.
스페인은 이날 네덜란드와 1차전 2-2 무승부에 이어 2차전에서 3-3으로 비긴 뒤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5-4로 간신히 승리했다.
프랑스와 스페인은 1922년 첫 맞대결을 시작으로 총 37번의 A매치를 치렀다. 스페인이 17승으로 13승을 챙긴 프랑스보다 앞서고 있지만 중요한 무대에선 거꾸로 프랑스가 강했다는 점에서 어느 한 쪽으로 기우는 구도는 아니었다.
두 나라가 2020년대 들어 나란히 메이저 대회 우승을 다툴 전력을 갖추면서 라이벌 의식이 더욱 강해진 모양새다.
2020~2021시즌 네이션스리그 결승전에선 프랑스가 스페인을 2-1로 꺾으면서 우승했고,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 4강에선 반대로 스페인이 프랑스를 2-1로 꺾고 결승에 올라 우승컵까지 들어 올렸다. 스페인이 프랑스를 2-1로 꺾은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 4강에 이어 이번 네이션스리그 4강전도 독일에서 열린다는 사실이 눈길을 끈다. 프랑스와 스페인 모두 이번엔 서로를 꺾고 결승 티켓을 따내겠다는 동기부여가 충분한 셈이다.
객관적인 전력을 따졌을 때도 우위를 점하기 쉽지 않아 더욱 흥미롭다. 프랑스가 6개월 만에 대표팀으로 돌아온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를 중심으로 뭉쳤다면, 스페인은 신성 라민 야말(바르셀로나)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을 살펴봐도 프랑스가 2위, 스페인이 3위다. 두 팀의 랭킹 포인트는 단 6.51점 차이의 박빙이다. 4위인 잉글랜드가 40점 가까이 아래라는 점에서 비교된다. 프랑스와 스페인의 네이션스리그 4강 맞대결의 승자가 더 높은 순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