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트넘 시절 베르통언. Getty Images코리아
“계단을 오르는 것만으로도 아팠다.”
올 시즌을 끝으로 축구화를 벗는 ‘손흥민 절친’ 얀 베르통언(38·안더레흐트)은 선수 생활 막바지 부상과의 사투에 대해 담담히 털어놨다.
안더레흐트는 25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안더레흐트의 주장인 베르통언은 올 시즌을 끝으로 축구화를 내려놓는다”며 “그는 프로 축구선수로서 은퇴하기로 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베르통언은 “지난 몇 주 동안 나의 마지막 순간들이 분명해졌다.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하지만 옳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 나는 훈련과 경기를 거치며 더 이상 선수로서 내가 원하는 모습을 선보이길 어렵다는 점을 깨달았다. 팬, 동료, 자신에게 모두 마찬가지다. 이는 올 시즌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이유다”라고 밝혔다.
베르통언은 네덜란드 명문 아약스를 통해 성장해 1군 무대를 밟았다. 그는 빼어난 수비력은 물론 준수한 발밑 기술을 보유해 유럽 빅클럽의 큰 주목을 받았다. 토트넘이 경쟁 끝에 베르통언을 영입해 센터백 라인을 보강했다.

토트넘 시절 베르통언과 손흥민. Getty Images코리아
2012-13 시즌을 앞두고 베르통언 영입에 성공한 토트넘은 2019-20 시즌까지 긴 시간 함께하며 수많은 영광을 써 내려갔다. 비록 우승컵을 들진 못했지만, 구단 역사상 최초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 등을 함께했다.
손흥민과도 친한 사이인 그는 특히 2019년 12월 번리전에서 약 70m를 질주해 득점에 성공한 손흥민의 푸스카스 득점을 도와 국내 팬에게 친숙하다.
토트넘을 떠난 베르통언은 이후 포르투갈 명문 벤피카를 거쳐 2022-23 시즌 자국 벨기에로 돌아와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올 시즌은 장기 부상 여파 등으로 인해 리그 4경기 출전에 그치고 있다.
베르통언은 벨기에 국가대표로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무려 A매치 157경기를 뛰었으며 수비수로는 적지 않은 10골을 기록했다.

벨기에 국가대표로 지난해까지 활약한 베르통언. Getty Images코리아
베르통언은 현지 매체 보에트볼풋볼 등과의 인터뷰에서 부상 고통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말했다. 그는 “올해 약 10명의 전문가를 만났고, 그들은 모두 통증이 사라질 것이라고 확신했지만, 매일 계속됐다. 경기장에서 계단을 오르는 것만으로도 아프고, 경기하기 전에 오랫동안 워밍업을 해야 했다. 진통제를 먹고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몇 번의 주사를 맞았지만, 그 치료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평생 진통제에 의존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내가 뛰었던 모든 클럽에서 여전히 환영받는다고 느낀다. 그래서 자랑스럽다. 그리고 이 여정 동안 많은 다른 나라와 문화를 경험했고, 그것 역시 자랑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