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9월3일 두산전에 등판한 문동주. 문동주는 이 경기를 끝으로 시즌을 접었다. 두산 베어스 제공
두차례 시범경기
160km 무실점 호투
몸상태 우려 날려
불펜 등판 없이
곧바로 선발 출격
3이닝 소화 예정
KBO리그 ‘구속 혁명’의 선두 주자는 문동주(22·한화)다. 2023년 4월12일 광주 KIA전에서 국내 투수 최초로 시속 160㎞를 넘겼다. 그해 23경기 8승8패 평균자책 3.72로 신인왕에 올랐고,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에이스로 활약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해 프로 2년 차였던 문동주는 한화뿐 아니라 리그에서 가장 주목 받는 젊은 선발 투수였다.
지난해 ‘성장통’을 겪었다. 21경기 7승7패 평균자책 5.17에 머물렀다. 어깨 부상으로 9월3일 두산전 등판을 끝으로 일찍 시즌을 접었다. 데뷔 첫 규정이닝을 목표로 출발했던 시즌이 아쉽게 막을 내렸다. 따뜻한 태국 파타야에서 몸을 만들며 밀도 있게 비시즌을 보낸 문동주는 개막 선발 로테이션 진입을 목표로 호주·일본 스프링캠프를 소화했다.
하지만 캠프에서 투구 수를 늘려가는 과정이 더뎠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부상 이력 있는 문동주에게 페이스를 천천히 올릴 것을 주문했다. 문동주 대신 개막 초반을 맡을 임시 선발도 준비해뒀다.
문동주가 불펜에서 시즌을 시작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팬들 사이에선 ‘보직 논란’도 일었다. 김 감독이 “문동주는 선발 투수”라고 못 박은 뒤에야 잡음이 사그라들었다.
캠프 연습경기에 한 차례도 등판하지 않았던 문동주는 지난 11일 SSG와 시범경기에서 189일 만에 실전 등판했다. 그간의 갈증을 해소하려는 듯 160㎞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던졌다. 문동주는 2번의 시범경기에서 3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구위와 몸 상태에 이상 없음을 보여줬고, 한화의 계획도 일부 수정됐다.
문동주는 27일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한다.
지난 25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문동주는 “팀에 도움이 되기 위해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며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마운드에서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첫 등판에선 3이닝 정도 소화할 예정이다. 시범경기에서 28구까지 던졌고, 라이브 피칭을 통해 50개까지 투구 수를 늘려놨다. 문동주는 “아직 투구 수가 모자라지만 몸 상태가 워낙 좋아 빠르게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문동주는 아직 풀타임 시즌을 치른 경험이 없다. 가장 좋은 성적을 냈던 2023년에는 유망주 관리 목적의 ‘이닝 제한’이 있었고, 지난 시즌은 부상으로 완주하지 못했다. 건강하게 한 시즌을 보내는 것도 4년 차 문동주가 성취해야 할 목표다.
문동주는 “다치지 않고 한 시즌을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부상을 두려워할 생각은 없다”며 “부상을 조심하되 두려워하지 않겠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긴 겨울을 지난 문동주가 다시 봄의 문을 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