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아이유, 사진제공|넷플릭스
배우 겸 가수 아이유가 한단계 더 진화했다. OTT플랫폼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감독 김원석)서 요망진 반항아 애순과 그의 딸 금명 역을 모두 연기하며 배우로서 한계를 또 다시 뛰어넘었다.
“작업기간도 길고 분명 힘든 날도 있었겠지만 기억이 나진 않아요. 김원석 감독은 섬세하고 타협하지 않는 자신만의 기준이 있는 감독이라 ‘현장이 고되지 않았다’고 하기엔 거짓말이겠죠. 그럼에도 매일 ‘오늘 장면은 제대로 다 찍고 왔다. 내일도 잘 찍고 와보자’란 마음으로 임했고, 그 미션을 수행해내는 게 제겐 가장 큰 보람이었어요. 지쳐 잠들었을 때에도 ‘힘들다, 아쉽다’는 마음을 단 한 번도 가져본 적 없을 만큼, ‘또박또박 연기를 잘하자’는 마음 뿐이었죠.”
아이유는 2일 오전 서울 중구 앰버서더 서울풀만호텔에서 진행된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폭싹 속았수다’ 16부작의 긴 레이스를 끝마친 소감, 박보검에 대한 존경심, 임상춘 작가에 대한 애정 등을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들려줬다.

배우 아이유, 사진제공|넷플릭스
■“임상춘 작가, 정말 사랑스러운 사람”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에서 태어난 ‘요망진 반항아’ 애순(아이유)과 ‘팔불출 무쇠’ 관식(박보검)의 모험 가득한 일생을 사계절로 풀어낸 넷플릭스 시리즈다. ‘동백꽃 필 무렵’ 임상춘 작가의 신작으로, 아이유는 대본도 완성되기 전에 작품에 출연하겠다고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제가 임상춘 작가 팬이거든요. 어느 날 작가에게 연락을 받고 작업실로 가 미팅을 하는데 이야기만 들어도 가슴이 마구 뛰더라고요. 빨리 대본을 읽고 싶어서 작가의 말에 집중이 안 될 정도로, ‘폭싹 속았수다’ 줄거리는 제 심장을 때리는 이야기였죠. 집에 가서 대본을 호로록 읽었고 바로 출연하고 싶다고 말했고요. 임상춘 작가를 보기 전까진 베일에 가려진 분이라 저도 엄청 궁금했는데요. 애순과 관식 모두를 마음에 품은 사람이에요.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사소한 부분도 캐치하고 마음을 깊이 건드리는 위로나 말도 많이 해주는 사람이라, 과연 작가 마음 안엔 어떤 세상이 있는 걸까 궁금해질 정도예요. 늘 사랑스러운 사람이고요.”

배우 아이유, 사진제공|넷플릭스
함께 연기한 박보검 이름 석자가 나오자 두 눈동자엔 존경심이 깃들었다.
“박보검과는 10대 때부터 인연이 있었어요. 동갑내기기도 하고, 가끔 연락하고 마주치면 ‘잘 지내?’라고 인사하는 사이였는데, 이번에 한 작품으로 만나 사계절을 같이 지내보니 정말 감탄하는 순간이 많았어요. 어른스럽고 진지하면서도 체력적인 맷집도 좋은 배우에요. 사람들을 살피는 다정함도 제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깊고요. 존경심이 들만큼 자랑스러운 친구였어요. 그런 성정의 박보검이 ‘관식’ 역을 맡아줘서 시너지가 더 컸고요. 박보검은 현장에서도 ‘관식’처럼 우직하고 깊은 모습으로 늘 있어줬고, 저 역시 그를 보면서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배우 아이유, 사진제공|넷플릭스
■“연인 이종석 반응? 바빠서 못 보지 않았을까요”
작품에 대한 반응도 뜨겁다. 아이유 가족들은 작품을 어떻게 봤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내가 출연한 작품을 통틀어서 가족이 이렇게 뜨거운 반응을 보여준 건 처음이었어요. 우리 가족은 대가족인데요. 그 중 아빠는 취향이 확실해서 아무리 딸인 제가 나와도 자신과 취향이 안 맞으면 작품을 안 보는 사람이거든요? 그런데 ‘폭싹 속았수다’는 엄청 몰입해서 보더라고요. 신기했어요. 우리 엄마는 4번이나 정주행했다고 하는데요. 처음엔 내 딸이 실수한 거 없나 위주로 보다가, 두번째 정주행부터는 자신의 이야기 같아서 눈물이 엄청 났다고 하더라고요. 가족 모두 제 드라마라서가 아니라 작품 그 자체로 즐기는 것 같아 기뻤어요.”
극 중 금명이 동생인 은명(강유석) 뒷통수를 때리는 장면을 두고 친남동생도 한마디 거들었단다.
“제 남동생은 아직 다 못 보긴 했는데, 그 장면만 짤로 봤나봐요. ‘누나, 메쏘드 연기더라. 연기가 언제 이렇게 늘었어?’라고 하는데, 아마도 제가 남동생 대하는 마음이 어느 정도 투영되어서 그렇겠죠? 하하.”
마지막으로 연인인 이종석의 반응도 물었다. 그는 조심스럽게 웃으며 답했다.
“지금 그 친구가 엄청 바쁜 걸로 알아요. 그래서 아직 ‘폭싹 속았수다’를 못보지 않았을까 싶네요. 사실 오늘까지 ‘폭싹 속았수다’ 홍보하는 날이고 드라마 관련된 자리인 만큼, 지금 전 ‘관식’ 밖에 모르는 애순이로 있고 싶어요. 오늘까지 홍보를 하고, 내일 되면 (이종석 반응을)얘기해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