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전 11시45분경 바이두 실시간 검색어 캡처
중국 관영 매체들이 4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인용 결정 소식을 신속 보도하는 등 중국인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파면 선고와 거의 동시인 오전 11시22분 주요 외신들 가운데 가장 먼저 소식을 전한 신화통신은 이어진 종합 기사에서 “윤 전 대통령이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파면당한 두 번째 현직 대통령이 됐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12월3일 계엄령 선포부터 이날 파면까지 주요 사건들을 정리한 별도 일지를 내보내기도 했다.
중국중앙TV(CCTV)도 정규 방송 도중 파면 속보를 자막으로 전했다. CCTV는 이날 헌법재판소에 자사 특파원을 보내 파면 소식과 함께 한국의 정치 및 사법 전망, 현장 분위기까지 소개했다.
CCTV는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에서 파면돼 불소추특권을 잃으면서 계엄령 선포에 따른 헌법 위반뿐 아니라 권력 남용 등 혐의, 나아가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에 대한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60일 안에 대선이 치러진다면서 여야 잠룡들을 소개했다.

4일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파면을 선고하자 선고를 생방송으로 지켜보고 있던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인 바이두에서는 이날 오전 11시45분 기준으로 ‘윤석열 파면, 대통령직 상실’이 검색어 1위에 올랐다. 2위는 ‘한국 60일 이내 대선’이었다.
웨이보(微博·중국판 엑스)에서도 같은 시각 ‘윤석열 파면, 대통령직 상실’이 1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인기 검색어 상위 10위 가운데 4개가 윤 전 대통령과 관련한 단어였다.
한국에서 대통령 탄핵재판이 2004년 노무현, 2017년 박근혜 대통령에 이어 벌써 세번째라며 전문가를 인용해 한국 정치의 불안정성을 지적한 중국 매체도 있었다.
잔더빈 상하이 한반도연구협회 부회장 겸 상하이 대외경제무역대학 한반도연구센터 소장은 이날 남방일보에 실린 인터뷰에서 “최근 몇 년간 일련의 탄핵 재판과 형사 재판은 한국 민주주의 체제의 고질적 문제, 즉 권력 견제·균형 메커니즘의 취약성과 여론·법 원칙 간 갈등의 불균형을 드러냈다”면서 “앞으로 한국 정치는 새로운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열린 보수집회 참가자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이 선고되자 침통해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