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과 김연경이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정관장과 챔피언결정 5차전 승리 후 포옹하고 있다. KOVO 제공
흥국생명을 6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이끈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아본단자 감독은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정관장과 챔피언결정 5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2로 승리해 우승한 뒤 “다음 시즌에 한국에 없을 확률이 높다. 마지막으로 인사드리고 싶다”며 “훗날 한국에 다시 올 수 있지만, 일단 내년은 아니”라고 말했다.
2022~2023시즌 도중 흥국생명 사령탑으로 선임된 아본단자 감독은 첫해 정규리그 1위와 챔프전 준우승, 2023~2024시즌 정규리그 2위와 챔프전 준우승의 성적을 거뒀고, 올해 통합우승을 차지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마르첼로 아본단자이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정관장과 챔피언결정 5차전 승리 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KOVO 제공
3번째 시즌 만에 감격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아본단자 감독은 “시즌 전만 하더라도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선도 있었다”며 “실제로 현대건설이나 정관장에 비해 로스터가 약하다고 생각했는데 선수들이 정말 대단한 우승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김연경은 “나를 포함한 모든 선수가 감독님께 많이 배웠다. 본받을 점이 많은 지도자셨다”며 “어린 선수들의 성장을 도왔고, 한국배구에도 좋은 영향을 줬다”고 떠나는 아본단자 감독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그야말로 짜릿한 우승이다. 1, 2차전은 흥국생명, 3, 4차전은 정관장이 따낸 가운데 열린 5차전에서도 양 팀은 손에 땀을 쥐는 풀세트 접전을 치렀다.
아본단자 감독은 “2년 전과 비교하면(한국도로공사와 챔프전) 마지막 2점이 우리에게 와서 승리할 수 있었다”며 “김연경이 대단한 수비를 보여줬고, 투트쿠가 해결해줬다”며 “긴장은 전혀 하지 않았고, 처음부터 다 준비가 되어 있었다”고 돌아봤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정관장과 챔피언결정 5차전 승리 후 헹가래를 받고 있다. KOVO 제공
흥국생명의 역대 5번째 챔프전 우승을 이끈 사령탑으로 이름을 남긴 아본단자 감독은 V리그를 경험하며 느낀 감정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그는 “V리그는 다른 리그와 비교해 선수단 지원과 운영 수준이 굉장히 높다. 이런 부분이 선수들의 성장에는 조금 한계가 될 수도 있다”며 “잠재력이 큰 리그인데, 수준 높은 선수들이 많이 나오지 않아 장단점이 있다”고 전했다.
6082명 만원 관중의 뜨거운 응원 열기 속에 우승한 아본단자 감독은 “언제나 최선을 다했던 것 같다. 경기장에 찾아와 응원해준 팬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