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상북도 안동 산불 이재민들이 지난 7일 안동시 다목적체육관에서 국립경국대학교 체육학과 학생 지도에 따라 고무줄을 이용해 운동하고 있다. 양쪽 옆에는 이재민이 임시 거주하고 있는 텐트도 보인다. 국립경국대학교 제공
경북 안동시와 국립경국대학교가 손잡고 산불 피해로 인해 임시거주 중인 이재민들을 위한 맞춤형 건강 프로그램 운영을 시작했다. 장기적인 대피 생활로 신체적·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고령 이재민들을 대상으로 체력 증진과 정서 안정, 건강 자립을 돕기 위한 취지로 재난 상황 속에서도 시민 건강권 보호를 위한 지방자치단체-인근 대학 간 좋은 협력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경북 지역 ‘산불 이재민들을 위한 건강증진 운동 프로그램’은 지난 7일부터 5월 7일까지 4주간 매주 화요일과 수요일 오후 4시부터 1시간 동안 안동시 다목적체육관(임하지역 주민)에서 진행된다. 참여 대상은 현재 다목적체육관에 임시 거주 중인 60~80대 이재민들 중 운동 참여를 희망하는 이들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국립경국대학교 체육학과와 안동시 보건소가 공동 주관한다. 국립경국대 체육학과 수업지도와 함께 체육교육대학원 김민주씨, 체육학과 재학생 4명이 운영을 지원한다.
프로그램은 총 1시간으로 구성된다. 준비운동(10분), 주운동(40분), 마무리운동(10분) 순이다. 준비운동에서는 가벼운 스트레칭과 함께 올바른 호흡법을 안내하며, 본격적인 주운동 시간에는 근력 강화, 균형 및 코어 안정성 향상, 심폐 지구력 증진을 위한 다양한 동작이 포함된다. 의자에 앉아 하는 하체 운동과 저항밴드를 활용한 상·하체 근력 강화 운동은 고령층도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 튜빙 하체 근력 강화, 의자에서 복부 조이기 등 일상생활에 적용 가능한 코어 운동도 병행한다. 마무리 시간에는 정리 스트레칭과 함께 명상 호흡을 통해 심신 이완을 유도한다.
프로그램의 주요 목적은 대피 생활로 인한 체력 저하를 방지하고, 정서적 안정을 도모하는 한편 간단한 운동 교육을 통해 자가 건강관리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있다. 주 2회 규칙적인 운동 참여를 통해 근력, 유연성, 균형감 향상은 물론 이재민 간 소통과 교류를 촉진해 사회적 고립감을 완화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스포츠의학을 전공한 국립경국대학교 체육학과 송홍선 교수는 “운동 프로그램이 단순한 신체 활동을 넘어, 이재민들의 정신적 회복과 지역 공동체 안에서의 정서적 지지망 형성에 긍정적 역할을 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보건소와 협력해 지속 가능한 이재민 건강지원 모델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안동시 보건소 측은 “지역 대학과 함께하는 이번 협력 프로그램은 이재민 지원 체계 강화의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며 “참여자들이 일상생활에서도 스스로 실천할 수 있는 운동과 호흡법을 익혀 장기적인 건강관리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