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골프 라운드를 한 뒤 그날 저녁에 낳은 아이가 올해 마스터스에 출전한다. 미국 골프위크는 운명인 것 같다고 했다.
골프위크는 9일 이번에 마스터스에 처음 출전하는 조 하이스미스의 어머니인 앤 하이스미스와 골프의 인연을 전했다.

조 하이스미스가 지난달 3일(한국시간) PGA투어 코그니전트 클래식에서 우승한 뒤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있다. 게티이미지
앤은 20대 중반일 때 친구들의 권유로 처음 골프를 접했다. 첫 라운드를 한 뒤 골프가 좋아 골프 매장으로 달려가 아이언 세트를 샀고, 얼마 뒤 태평양 북서부에서 가장 오래된 골프장 중 하나인 워싱턴주의 타코마 컨트리 앤 골프 클럽에 회원으로 가입했다.
남편인 크리스를 만난 것도 골프장에서였다. 앤은 둘째 아들을 임신해 만삭일 때도 남편과 라운드를 나갔고, 그날 저녁 진통이 와서 출산했다. 그가 올해 마스터스에 처음 출전하는 조 하이스미스다.
하이스미스가 마스터스 출전 자격을 따낸 것도 극적이다.
하이스미스는 지난달 3일 플로리다주 팜비치 가든스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코그니전트 클래식에서 최종 합계 19언더파 265타로 생애 첫 우승을 달성하며 마스터스 출전권을 얻었다.
당시 하이스미스는 남자골프 세계 순위(OWGR)가 170위에 불과한 무명 선수였다. 지난해 PGA투어에 데뷔한 그는 이 대회 전까지 33개 대회에 출전해 절반이 넘는 18번이나 컷 탈락을 했다.
지난해 정규 시즌을 페덱스컵 랭킹 167위로 마쳐 투어 카드를 잃을 뻔했지만, 가을 시리즈 대회에서 두 번 톱10에 입상한 덕에 페덱스컵 랭킹을 110위로 끌어올려 간신히 올해 PGA투어에서 뛸 자격을 지켰다. 올해도 이 대회 전까지 5차례 출전해 3번이나 컷 탈락 했었다.
코그니전트 클래식 우승도 대반전이었다. 첫날 6언더파를 쳤던 하이스미스는 2라운드에 1오버파를 쳐 중간합계 5언더파의 컷 기준을 간신히 맞췄다. 꼴찌로 컷을 통과했다는 의미다. 그러고는 3·4라운드에 연속으로 7언더파씩을 몰아쳐 역전 우승을 이뤘다.
꼴찌로 컷을 통과해 우승한 선수는 2016년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 우승자 브랜트 스네데커(미국) 이후 9년 만에 나왔다. PGA투어에 따르면 최근 15년 사이에 최하위로 컷을 통과한 뒤 우승한 선수는 단 세 명뿐이었다.
하이스미스 가족은 마스터스가 열리는 주의 일요일을 국가 기념일처럼 여겼다. 앤은 아들은 PGA 투어에서 첫 우승을 한 뒤 일주일 동안 밤잠을 못이루고 마스터스 초대장을 기다렸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