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임찬규가 10일 고척 키움전을 마치고 인터뷰하고 있다. 고척 | 김하진 기자

LG 임찬규가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자축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시즌 첫 완봉승을 달성한 LG 임찬규가 이번에는 ‘무결점 이닝’도 완성했다.
임찬규는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경기에서 7이닝 5안타 1홈런 5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볼넷이나 사사구 없이 퀄리티스타트플러스를 달성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한 이닝에 공 9개만으로 삼진을 3개를 잡아냈다.
첫 삼진은 4회 나왔다. 선두타자 야시엘 푸이그를 상대로 공 3개로 헛스윙을 유도해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으로 삼진을 기록했다. 이어 이주형에게는 3구째 커브를 내세워 헛스윙 삼진 아웃을 잡아냈다. 이어 이날 4번 타자로 나선 박주홍에게는 초구 직구를 던진 뒤 2구째는 커브, 3구째는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유도해 3개의 공으로 또 다시 삼진 아웃을 잡아냈다. 한 이닝 최소 투구 3삼진(9구) 기록은 역대 10번째에 해당하는 드문 기록이다.
이날 임찬규는 안정적인 투구로 팀의 7-3 승리를 이끌어냈다. 최고 144㎞의 직구(31개), 커브(28개), 체인지업(20개), 슬라이더(1개) 등을 섞어 던졌다. 총 80개의 투구수로 7회까지 마운드를 버틴 덕분에 LG는 두 명의 불펜 투수로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경기 후 임찬규는 4회 상황에 대해 “삼진 3개를 잡았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손주영이 다음 이닝 선두타자도 삼진으로 잡으면 기록이라고 이야기를 하더라. 그래서 깨진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임찬규는 5회 선두타자 전태현은 2루수 땅볼로 아웃시켰다. 그는 “다른 감정이 들면 안되는데 실패를 해서 손주영과 일단 이야기를 해봐야겠다”라며 농담을 했다.
이날도 투구수가 적어 완봉승도 가능한 페이스였다. 임찬규는 지난 3월26일 한화와의 시즌 첫 선발 등판에서 9이닝 동안 2안타 2볼넷 5삼진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달성했다. 당시 투구수는 딱 100개였다.
임찬규는 “나는 코치님이나 감독님이 생각한대로 하려고 하는 스타일이다. 그게 선수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완투승 욕심에 대해서도 “하면 하는 거고, 다른 좋은 선수들도 많기 때문에 크게 신경 안 썼던 것 같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커브에 대한 자신감이 커진 것도 호투의 비결 중 하나다. 임찬규는 “경기마다 다른데 오늘은 특히 말을 잘 들었다. 커브가 손가락에 잘 걸려서 많이 쓸 수 있었다”며 “포수 동원이 형도 보고 좋아서 사인을 더 많이 낸 것 같다”고 돌이켜봤다.
시즌을 시작할때까지만해도 이정도의 활약을 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이제 임찬규는 마운드에 오르면 퀄리티스타트 그 이상,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를 작성할 수 있을 것만 같은 투수가 됐다.

LG 선발 임찬규가 4회를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임찬규가 스스로 생각한 터닝포인트는 “공 하나 던질 때에만 집중을 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금씩 성장하면서 더 집중이 됐다. 순간적인 상황에서 집중이 안 될 때마다 빨리 빨리 집중력을 되찾아서 투구를 하는 방법이 발달이 되다보니까 나도 조금씩 발전하는 것 같다”고 자평했다.
이렇게 활약을 하다보니 팬들의 찬사가 나오고 있다. ‘야구 도사’라는 수식어부터 시작해서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너무 헐값에 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2023시즌을 마치고 첫 FA 자격을 얻은 임찬규는 4년 50억원에 팀에 잔류했다. 옵션이 24억원에 달하는 조건이었다.
임찬규는 “그 당시에 계약에 나도 만족을 했고 큰 금액을 주셔서 나도 감사한 것이다. 이후에 내가 잘 했던 것이기 때문에 구단도 좋고 나도 좋은 것이다. 계속 잘해서 팀에서도 더 좋은 제시를 해 줄 수도 있는 것”이라며 “일단은 이렇게 열심히 끝까지 안 아프고 던지는게 내갸 해야될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좋은 페이스를 올리다보면 목표를 좀 더 올릴 법 한데도 임찬규는 여전히 자신의 공 하나에만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데에 집중하는게 큰 목표다”라며 “오늘도 7이닝 1실점 하려고 올라간 것도 아니고 완봉승 할때도 그랬다. 내가 공을 잡고 던질 때 집중해야될 대상은 포수 (박)동원이 형의 미트다. 그게 변치않는 첫번째 목표”라고 마음을 다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