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잠실 두산전 5회말, 퇴장 조처를 받은 염경엽 LG 감독이 심판진을 보고 있다. SPOTV 중계화면(TVING) 캡처
염경엽 LG 감독의 ‘배치기’ 퇴장에 대해 심판진은 “염 감독이 오해한 것 같다”고 했다. 염 감독은 ‘플레이가 진행 중인데 심판이 타임을 선언할 수 있느냐’고 따졌지만, 심판은 ‘플레이가 더 진행되지 않는다는 걸 확인하고 타임을 선언했다’는 것이다.
염 감독 퇴장까지 상황을 복귀하면 이렇다. LG가 1-2로 뒤처지던 5회말, 1사 1루. LG 이주헌의 3루 방면 타구가 두산 강승호의 글러브를 맞고 튕겨 나왔다. 강승호가 다시 공을 주워들어 2루로 던져 1루 주자 문성주를 아웃시켰다. 문성주가 라인 드라이브 아웃으로 착각한 듯 2루가 아닌 1루로 향하며, 1루 한 베이스에 문성주와 이주헌 2명이 서는 등 혼선이 있었지만 2사 1루로 상황은 정리되고, 경기가 재개되는 것으로 보였다.
두산 이승엽 두산 감독이 벤치에서 나와 잠깐 어필을 하더니 심판 설명을 듣고는 다시 들어갔다. 여기까지는 별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염경염 LG 감독이 곧장 그라운드로 나와 어필을 했고, 상황은 급격히 험악해졌다. 심판진과 염 감독 사이 언쟁이 일었고, 배병두 주심이 퇴장을 선언했다. 염 감독이 이에 격분했고, 심판조장인 이영재 1루심에게 다가가 강하게 가슴을 맞부딪쳤다. LG 코치와 선수들이 염 감독을 뜯어말리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배 주심은 “염 감독이 심판에게 욕을 해서 퇴장시켰다”고 관중에게 설명했다.
이후 LG 구단 설명에 따르면, 염 감독이 처음 항의한 건 ‘심판이 파울 선언을 했다가 왜 인플레이로 판정을 번복했느냐’는 것이었다. 3루심이 양팔을 펼쳐 드는 것을 파울 선언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심판은 ‘파울이 아니라 타임(볼 데드)을 선언한 것’이라고 답했고, 염 감독은 ‘플레이가 진행 중인데 어떻게 타임을 선언할 수 있느냐’고 다시 따졌다. 이에 ‘심판은 타임을 선언할 수 있다’는 답이 돌아왔고, 이 과정에서 양측의 감정이 격해졌다. 결국 염 감독의 퇴장이 나왔고, ‘배치기’ 충돌까지 불거졌다. 여기까지가 LG 관계자를 통한 염 감독의 입장이다.
심판진 설명은 LG 측과 다르다. 경기 후 심판진은 취재진과 만나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주헌의 3루 방면 타구에 김갑수 3루심이 우선 페어를 선언했다. 3루심은 강승호가 2루로 송구해 문보경을 아웃시키는 걸 확인했고, 두산이 1루 송구 등 더는 플레이를 이어갈 의사가 없다는 것까지 확인했다. 모든 플레이가 종결된 것을 확인하고,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볼 데드를 선언했다는 것이다. 심판진은 ‘염 감독은 플레이가 진행 중인데 어떻게 타임을 선언할 수 있느냐는 입장’이라는 말에 “선수가 플레이를 하고 있는데 심판이 왜 타임을 거느냐. 그건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모든 플레이가 종료된 걸 확인 후 볼 데드를 선언했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셈이다.
정리하면 염 감독과 심판진 사이 입장이 갈리는 가장 큰 부분은 ‘3루심이 볼 데드를 선언한 시점’이다. 염 감독은 ‘플레이가 진행 중인데 볼 데드를 선언할 수 있느냐’고 한 것이고, 심판진은 ‘모든 플레이가 종료된 만큼 심판이 충분히 볼 데드를 선언할 수 있었다’고 하는 셈이다.
논란 가운데 KBO는 심판진 손을 들었다. KBO 관계자는 “방송사에 따로 영상을 요청했다. 타자 주자가 1루를 밟은 이후, 모든 플레이가 끝난 다음 볼 데드가 선언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