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현대모비스 함지훈(가운데)이 13일 안양 정관장과의 프로농구 6강 PO 1차전 홈경기에서 승리한 뒤 동료 숀 롱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다. KBL 제공
울산 현대모비스가 안양 정관장과의 정규리그 상대전적 열세(2승 4패)를 뒤집고 플레이오프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숀 롱과 게이지 프림의 외국인 듀오가 득점을 이끌었고, 함지훈의 결정적인 리바운드가 승부를 갈랐다.
현대모비스는 13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정관장을 87-84로 꺾었다. 이날 경기에서 현대모비스는 숀 롱(20점), 게이지 프림(19점), 함지훈(17점 8리바운드)의 활약에 힘입어 승리를 거뒀다. 특히 함지훈은 경기 종료 직전 공격과 수비 리바운드를 모두 잡아내며 경기 막판 팀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정규리그 3위 현대모비스는 이번 승리로 5전3선승제의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역대 6강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 팀의 다음 라운드 진출 확률이 92.6%라는 점에서 이번 승리의 의미는 더욱 크다.
경기는 시작부터 접전이었다. 현대모비스는 프림의 연속 4득점으로 포문을 열었지만, 정관장은 조니 오브라이언트의 3점 슛을 앞세워 맞섰다. 이우석의 연속 3점 슛에 힘입어 현대모비스가 1쿼터를 24-19로 앞선 채 마쳤다.
2쿼터에는 선수 대부분을 교체한 현대모비스가 롱과 함지훈을 투입하며 공격에 고삐를 죘다. 정관장의 조니는 3점 슛과 미들레인지 점퍼로 팀을 32-31 역전으로 이끌었지만, 쿼터 막판 투입된 프림의 활약으로 경기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버튼의 버저비터 2점으로 전반은 42-42 동점으로 마무리됐다.
3쿼터에서 정관장은 이우정의 3점 슛과 버튼의 공격으로 9점 차까지 달아났다. 하지만 현대모비스는 숀 롱의 연속 득점으로 3쿼터를 59-62, 3점 차로 따라잡으며 반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4쿼터 들어 두 팀의 승부는 더욱 불을 뿜었다. 롱이 송창용으로부터 얻어낸 비신사적 파울로 자유투와 추가 공격 기회를 얻어 현대모비스가 69-67로 역전했다. 하지만 조니의 3점 슛으로 정관장이 다시 리드를 가져가며 시소게임이 이어졌다.
경기 종료 4분을 남기고 정관장 고메즈가 3점을 꽂아 넣어 격차가 벌어지는가 싶었지만, 이우석이 바로 3점으로 응수했다. 조니의 2점에 숀 롱은 덩크로 화답하며 접전을 이어갔다.
종료 1분 38초를 남기고 숀 롱의 2점 득점으로 현대모비스가 82-81로 역전에 성공했지만, 조니가 3점 슛으로 응수해 84-82로 재역전했다. 숀 롱은 다시 2점을 성공 시켜 84-84 동점을 만들었고, 이어진 공격에서 얻은 자유투 하나를 성공시키며 종료 57초를 남기고 85-84로 역전했다.
팀 파울에 여유가 있던 현대모비스는 조니의 골 밑 공격을 반칙으로 저지했다. 정관장 하비 고메즈의 슛이 불발됐다. 이후 공격 기회에서 이우석의 3점이 불발되자 함지훈이 결정적인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냈다. 종료 13초를 남기고 박무빈이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 시켜 3점 차로 달아났다. 박지훈의 마지막 3점 시도가 불발되자 함지훈이 다시 한번 수비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조동현 현대모비스 감독은 “선수들이 마지막에 집중력을 발휘해줘서 좋은 결과를 1차전에 얻어간다”고 승리 요인을 짚었다. 함지훈을 경기 막판까지 끌고 간 것에 대해서는 “1차전을 꼭 잡아야 하는 마음이 컸기 때문에 좀 힘들어도 끝까지 밀어붙였는데 구심점 역할을 잘해줬다”고 치켜세웠다. 함지훈은 이날 24분 1초를 소화했다.
조니 오브라이언트가 31점, 디온테 버튼이 18점을 올리는 등 정관장의 외인 쌍포도 특급 활약을 펼쳤지만, 승리는 경기 막판 더 높은 집중력을 발휘한 현대모비스에게 넘어갔다. 정관장은 시즌 중반까지 최하위를 맴돌다 정규리그 최종전 원주 DB전 승리로 6강 플레이오프 진출 막차를 탔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정규리그 상대 전적 4승 2패 우세를 이어가지 못한 점도 아쉽다.
두 팀의 2차전은 15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