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리 매킬로이가 14일 제89회 마스터스 최종라운드에서 연장전 끝에 승리하고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순간 퍼터를 뒤로 던지며 감동에 겨워하고 있다. 오거스타|AFP연합뉴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제89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우승으로 그랜드슬램을 향한 11년 도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매킬로이는 14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내셔널GC(파72)에서 열린 제89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총상금 2100만 달러) 최종라운드에서 후반 난조로 1타를 잃고 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 이날 6언더파 66타를 친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에게 공동선두를 허용했으나 서든데스 방식의 연장전 첫홀에서 버디를 잡고 승리했다.
정규라운드 18번홀(파4)에서 1.5m 파 퍼트를 실패해 끌려간 연장에서 매킬로이는 세컨샷을 핀 1.2m 옆에 붙였고, 로즈의 버디 퍼트가 실패한 뒤 이번에는 놓치지 않고 승부를 갈랐다.
매킬로이는 2011년 US오픈, 2012·2014년 PGA 챔피언십, 2014년 디 오픈 우승 이후 마스터스에서 11번째 도전 만에 마침내 그린 재킷을 입고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4대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US 오픈, 디 오픈, PGA 챔피언십을 모두 우승한 선수가 누리는 최고의 영예다. 진 사라센, 벤 호건(이상 미국), 게리 플레이어(남아공), 잭 니클라우스, 타이거 우즈(이상 미국)에 이어 매킬로이가 6번째 주인공이 됐고 아울러 선배들처럼 세계골프 명예의 전당 입성을 예약했다.
PGA 통산 38승(메이저 7승)의 사라센은 1922년 US오픈과 PGA 챔피언십을 제패했고 1932년 디 오픈에서 우승한 뒤 그랜드슬램을 완성하기 위한 첫 도전인 1935년 마스터스에서 그린 재킷을 입었다.
투어 통산 64승(메이저 9승)을 거둔 벤 호건은 1946년 PGA 챔피언십, 1948년 US오픈, 1951년 마스터스에 이어 1953년 첫 도전에서 디 오픈을 제패하고 두 번째 그랜드슬램 주인공이 됐다.
게리 플레이어(통산 24승·메이저 9승)는 유일한 비미국인 그랜드슬래머다. 1959년 디 오픈, 1961년 마스터스, 1962년 PGA 챔피언십 우승 이후 3번째 US오픈 도전인 1965년에 뜻을 이뤘다.
PGA 통산 73승에 메이저 대회 최다승인 18승 기록을 보유한 잭 니클라우스는 1962년 US오픈, 1963년 마스터스와 PGA 챔피언십을 우승했고 이후 디 오픈 3번째 도전인 1966년 우승으로 마지막 단추를 꿰었다.
PGA 투어 통산 82승(메이저 15승)으로 역대 최다승 타이 기록을 보유한 타이거 우즈는 1997년 마스터스, 1999년 PGA 챔피언십, 2000년 US오픈에 이어 첫 도전인 2000년 디 오픈에서 단숨에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우즈는 2000년 US오픈, 디 오픈, PGA 챔피언십에 이어 2001년 마스터스를 연속 제패하는 ‘타이거 슬램’을 작성했다.
매킬로이는 “2015년부터 매년 마스터스에서 그랜드슬램을 이뤄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힘들었다”며 “오늘 우승은 정말로 큰 해방”이라며 기뻐했다.
매킬로이가 그랜드슬램 클럽에 가입하면서 현역선수 중 3개 메이저대회를 제패한 필 미컬슨과 조던 스피스(이상 미국)에게도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미컬슨은 2004년 마스터스, 2005년 PGA 챔피언십, 2013년 디 오픈에서 우승했으나 2014년부터 US오픈에서 10차례 도전했지만 대부분 하위권과 컷탈락을 기록하며 모두 실패했다. 55세의 고령에 LIV골프로 넘어간 이후 최근 경기력이 좋지 않아 실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스피스는 2015년 마스터스와 US오픈, 2017년 디 오픈에서 우승했지만 2018년 이후 PGA 챔피언십에 8번 도전했으나 2019년 공동 3위를 최고성적으로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