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수 세대교체 과도기의 LG, 신·구 화합의 비결은 경쟁자 아닌 동반자 의식

입력 : 2025.04.14 15:28
LG 송찬의(오른쪽)가 지난 10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경기에서 3점 홈런을 친 뒤 박동원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LG 송찬의(오른쪽)가 지난 10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경기에서 3점 홈런을 친 뒤 박동원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LG는 유연한 세대교체를 지향한다. 베테랑의 노련한 경기력을 꾸준히 활용하면서 가능성이 넘치는 젊은 선수를 리그에 연착륙시키고자 한다. 선수들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동반 성장하고 있다.

이번 시즌 LG의 선발 라인업에는 낯선 이름들이 많이 올라온다. 외야수 송찬의와 내야수 구본혁은 최근 타격감이 좋지 않은 박해민과 신민재를 대신해 선발 출장 중이다. 지난해 9월에야 1군에 올라온 이주헌과 이번 시즌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은 문정빈도 선발 기회를 받고 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마무리캠프를 통해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을 확인한 염경엽 LG 감독은 기존 백업 선수들을 선발로 내보내고 주전 선수들을 대타 카드로 꺼내 드는 변칙 라인업을 종종 선보이고 있다. 주전의 체력을 안배하고 경기 막바지에 흐름을 바꾸기 위해서다.

백업에서 주전으로 나아가는 길목에 선 젊은 선수들은 여전히 프로 적응기를 겪고 있다. 실전 경험이 적기에 소득 없이 타석에서 내려오는 경우가 많다. 특히 수비면에서는 박해민과 오지환, 신민재 등 출중한 선배들의 빈자리를 채우기가 쉽지 않다.

시행착오를 거치며 LG의 뎁스는 조금씩 두터워지고 있다. 염 감독은 “(박)해민이도 (방망이가) 안 맞고 (홍)창기도 안 맞아서 걱정이다”라면서도 “그래도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안타를) 쳐 주니까 야구가 된다”라고 말했다.

LG 송찬의가 지난달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전에서 6회말 1사 솔로 홈런을 친 뒤 다음 타석을 준비하는 박해민과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LG 송찬의가 지난달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전에서 6회말 1사 솔로 홈런을 친 뒤 다음 타석을 준비하는 박해민과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LG의 베테랑 선수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젊은 선수들의 든든한 지원군이 돼주고 있다. 염 감독은 “해민이는 방망이가 안 맞아서 신이 나지 않을 텐데도 주장으로서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라며 “그 옆에서 (김)현수와 (오)지환이, (박)동원이, 창기가 잘 도와주고 있어서 팀의 문화가 좋은 쪽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염 감독은 베테랑 선수들이 코치진과 젊은 선수들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염 감독은 “지난 시즌이 끝나고 12월에 자율 훈련을 할 때도 고참 선수들이 잠실에 나와서 젊은 선수들을 육성하는 데에 동참해 줬다”라며 “상대를 경쟁자가 아니라 팀의 미래를 위해 커야 하는 존재로 인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팀 성적은 1위를 달리고 있고 유망주는 베테랑의 응원을 받으며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팀의 분위기가 좋지 않을 이유가 없다. 염 감독은 “(송)찬의가 안타 쳤을 때, (문)정빈이가 안타 쳤을 때 더그아웃에서 누구보다 기뻐해 주는 게 고참 선수들이다”라며 “우리가 강팀으로 갈 수 있는 문화들이 만들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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