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취임식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 하고 있다. 대한체육회 제공
스포츠윤리센터가 대한탁구협회와 전·현직 임원들의 인센티브 부당 지급 등을 사유로 징계를 요청했다.
징계 대상자에는 전임 대한탁구협회장이었던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이 포함돼 논란이 예상된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스포츠윤리센터는 14일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서 적법한 절차에 따라 추천된 선수를 탈락시키고, 다른 선수로 바꾼 A협회에 관해 기관 경고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협회가 후원 및 기부금에 관한 인센티브를 부당하게 지급한 것과 관련해 전·현직 임직원 중 2명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하고, 4명은 직무 태만 및 정관 등 규정 위반으로 징계를 요구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스포츠윤리센터가 A협회로 표현한 대상은 대한탁구협회다.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했던 강신욱 후보는 올해 1월 정책토론회에서 유승민 후보를 겨냥해 대한탁구협회 회장 재임 때 후원금을 ‘페이백’했고, 2020 도쿄 올림픽 탁구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서 선수를 바꿔치기했다는 의혹이 SNS에 떠돈다며 해명을 요구했다.
당시 유승민 후보는 근거없는 네거티브 공세라고 받아친 뒤 별도의 기자회견에서 “더 많은 후원금 유치를 위해 인센티브 제도를 만들었다. 요점은 제가 돈을 받았냐 안 받았냐 여부일 것”이라며 “100억원의 후원금 가운데 제가 직접 28억 5000만원을 끌어왔다. 그리고 단 한 푼의 인센티브도 안 받았다. 대한체육회 감사를 매년 받았고, 거기서도 지적 사항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 국가대표 선수 바꿔치기 의혹에 대해선 “누가 보더라도 어떤 선수가 올림픽에 나가야 하는지 명확했다”며 “국가대표 감독했던 분이 C 선수를 강력하게 원했다고 해서 재고했으면 좋겠다고 돌려보낸 것”이라고 밝혔다.
유승민 후보가 대한체육회장에 당선되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이 의혹은 스포츠윤리센터가 다른 조사 결과를 내놓으면서 다시 한 번 증폭됐다.
스포츠윤리센터는 대한탁구협회 관계자 2명이 인센티브를 부당하게 지급했거나 받았다고 밝혔고, 유승민 당시 대한탁구협회장을 비롯한 총 4명이 규정을 위반했다고 봤다. 대한탁구협회가 2021년 제정한 탁구협회의 발전기금 및 인센티브 규정이 기존 탁구협회 정관에 규정된 임원의 이익 충돌 방지 조항에 어긋난 것으로 봤다. 스포츠윤리센터는 대한탁구협회의 국가대표 바꿔치기 의혹도 문제가 된다고 판단했다.
집행부가 새롭게 바뀐 대한탁구협회는 아직 스포츠공정위원회를 꾸리지 못했다. 대한탁구협회는 스포츠윤리센터에서 징계 요청 문서를 받으면 징계 절차를 밟아나갈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이 징계 대상자인 대한체육회는 더욱 곤혹스럽다. 대한체육회는 “탁구협회 시절에 있었던 일”이라며 “체육회보다는 개인 차원에서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