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흥민 | 게티이미지코리아 제공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 지난 주말 가벼운 부상으로 잠시 그라운드를 떠난 ‘캡틴’ 손흥민(33·토트넘)의 존재감도 그랬다.
토트넘은 지난 13일 2024~202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2라운드 울버햄프턴과 원정 맞대결에서 2-4로 완패했다. 기대했던 코리안 더비는 없었다.
손흥민이 출전 명단에서 빠진 영향이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이 발을 살짝 찧었다. 조금 조심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는데 우승 가능성이 남은 유로파리그에 전력을 기울이겠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토트넘은 18일 프랑크푸르트와 유로파리그 8강 2차전을 기다리고 있다. 토트넘은 지난 1차전에서 2-2로 비긴 만큼 2차전 승리를 노리는 게 우선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계산이 어긋난 것은 생각보다 손흥민의 빈 자리가 컸다는 사실이다. 도미닉 솔란케와 브레넌 존슨, 마티스 텔로 짜여진 공격진은 나쁘지 않았지만 효율성에서 다소 부족했다. 토트넘은 높은 볼 점유율(62%)을 바탕으로 주도권을 잡았지만 슈팅 13개로 4골을 만들어낸 울버햄프턴의 골 결정력을 넘지 못했다. 손흥민 역시 전성기와 비교하면 득점 능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혹평을 받고 있지만, 팀 동료를 살리는 능력은 여전하기에 아쉬울 수 있는 대목이었다.
손흥민의 공백은 리더십에서도 눈에 띄었다. 토트넘이 동점을 기대하던 상황에서 손흥민 대신 주장 완장을 차고 출전한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실수로 추격의 동력을 잃은 것이다. 로메로는 후반 19분 후방에서 연결된 로빙 패스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결승골 실점(예르겐 스트란드 라르센)의 원흉이 됐다. 후반 41분에는 루카스 베리발 역시 공을 빼앗기면서 마테우스 쿠냐에게 쐐기골을 헌납했다.
결장으로 확인된 손흥민의 필요성이 재계약 협상으로 이어질지 관심을 모은다. 손흥민은 토트넘의 1년 계약 연장 옵션 발동에 따라 2026년 5월로 계약이 1년 연장됐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연말에는 내후년까지 미래를 고려할 시기가 올 것”이라며 “손흥민도 이런 논의에 참여할 거라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