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수다 떨다 설경구 선배와 절친 됐죠”…‘하이퍼나이프’ 박은빈

입력 : 2025.04.16 06:00 수정 : 2025.04.16 06:11
배우 박은빈 | 디즈니+ 제공

배우 박은빈 | 디즈니+ 제공

멱살 잡고 우산 폭행까지
만나는 장면마다 희열
굉장히 좋은 파트너였죠
데뷔 30년, 무탈한 비결?
공백 없이 열심히 산 결과

배우 박은빈이 이번에 고른 카드는 ‘반사회적 인격을 지닌 천재 의사’다. OTT플랫폼 디즈니+ 시리즈 ‘하이퍼 나이프’(감독 김정현)서 세옥 역을 맡아 색다른 변신을 시도한다. 물론 그의 메가히트작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와 비교되는 건 어쩔 수 없이 짊어져야 하는 숙제라고 인정한다.

“‘우영우’란 작품도 벌써 3년이 지났어요. 하지만 전 늘상 다른 모습을 추구하고 있었다는 걸 말하고 싶어요. ‘우영우’와 제가 연기한 다른 캐릭터를 비교한다는 건 한쪽을 향한 애정이 더 컸기 때문이라, 그만큼 사랑을 받은 걸 거라고 이해하려고 해요. 하지만 앞으로도 한자리에만 머무르지 않고 여러 시도를 계속해나갈 것 같아요. 그때마다 제 배역이 취향에 맞지 않으시다면 ‘우영우’처럼 좋아하던 캐릭터를 계속 좋아해 주면 고마울 것 같아요. 하하.”

박은빈은 15일 스포츠경향과 만난 자리에서 ‘하이퍼 나이프’로 만난 설경구에 대한 애정, 작품에 도전한 꿋꿋한 마음, 30년 차로서 느끼는 소회 등을 털어놨다.

■“설경구, 이젠 저와 제일 친한 배우예요”

‘하이퍼 나이프’는 과거 촉망받는 천재 의사였던 ‘세옥’이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스승 ‘덕희’(설경구)와 재회하며 펼치는 치열한 대립을 그린 메디컬 스릴러다. 그는 이번 작품으로 설경구와 처음 만났지만, 제일 친한 친구가 되었다고 귀띔했다.

“이 작품은 설경구 선배와 대화가 필수 불가결했어요. 흐르는 대사가 평범하지 않을뿐더러, 한 목적지를 가는 이 차에 나만 탄 게 아닌지 불안할 때도 있었거든요. 그래서 제일 먼저 설경구 선배에게 말을 걸었어요. 물론 배우로서 궁금한 것도 많았고요. 영화에서만 보다가 실제로 만난 건 처음이라 ‘토마토 파스타를 좋아하는지, 크림 파스타를 좋아하는지’조차 궁금했거든요. 사소한 것까지 하나하나 물어보는, 물음표 살인마가 되어버렸죠. 저도 원래 이런 사람은 아니었는데, 선배와 대화를 가장 많이 하면서 영광스럽게도 제일 친한 배우 목록에 올라갔어요. 선배한테도 허락받았고요.”

호흡은 물어볼 것도 없었다.

“굉장히 좋은 파트너였다고 말하고 싶어요. 리허설 땐 에너지를 100% 쓰지 않고 응축했다가 실제 촬영할 때 200% 발산하는 것도 비슷했고요. 그래서 매번 만나는 장면마다 희열을 느꼈어요. 심지어 우산으로 선배를 때리는 장면에선 설 선배까지 정말 즐거워했죠. ‘제자가 어디 스승을 때려?’라고 하면서도 자신도 속이 후련하다면서 재밌어하더라고요. 저도 ‘내가 언제 선배 멱살을 잡아보겠나’라는 마음으로 마음껏 연기했답니다. 하하.”

일반적인 상식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캐릭터를 연기하는 건 도전이었다. 그가 행한 사적 살인, 이기적인 사고방식까지도 시청자들에게 설득시켜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작품을 공개하기 전 ‘많이 사랑해주세요. 공감해주세요’라고 말은 못 하겠더라고요. 악행을 저지르고 살인하는 것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싶지 않아서 저 자신도 ‘세옥’에게 연민하지 않았거든요. 다만 세옥이란 새로운 친구를 시청자에게 소개한다고 생각했고, ‘그래, 저런 사람도 어딘가에 존재하겠지’ 정도로 이해해주길 바랐죠.”

■“30년차 무탈한 비결? 앞으로도 조심히 살아보려고요”

1996년 아동복 모델로 데뷔한 그는 다수 작품에 아역으로 출연하며 배우의 길을 이어왔다. 성인이 되어서도 끊임없이 작품에 도전하며 이른바 ‘믿고 보는 배우’ 대열에 올랐다. 그게 벌써 29년째다. 원동력을 물었더니 열심히 산 결과라고 했다.

“자부할 수 있는 건 공백기가 없었다는 점이에요. 매년 작품을 하고 캐릭터들을 만나면서 저도 같이 성장한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날수록 주인공으로서 해야 할 의무도 커졌는데, 부담이 아닌 책임감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책임감을 지키려 더 멀리 내다보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그러면서도 오랜 시간 무탈하게 지내온 것 같다고 하자 웃음을 터뜨린다.

“저한테 도전을 좋아하냐고 많이들 묻는데, 전 사실 안전한 걸 좋아해요. 그리고 시행착오를 겪을 땐 ‘이 또한 경험이다’라고 믿으면서, 앞으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자고 다짐하고요. 그렇게 성찰하고 반성하면서 나아가는 게 별일 없이 살아온 비결이 아닐까 싶네요. 앞으로도 조심해서 살아보겠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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