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이든, 지도자든 가슴뛰는 일 찾겠다”

입력 : 2025.04.16 09:30

김연경, 흥국생명 어드바이저로 인생 2막

김연경이 지난 14일 프로배구 도드람 2024-2025 V리그 시상식에서 여자부 정규리그 MVP를 수상하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연경이 지난 14일 프로배구 도드람 2024-2025 V리그 시상식에서 여자부 정규리그 MVP를 수상하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운 정이 무섭다더니 ㅎㅎ
일단 친정팀과 동행하기로
배구 발전 위해 힘 보탤 것”

김연경(37·흥국생명)은 스스로도 “욕심이 많다”라고 했다.

김연경은 지난 14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스위스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V리그 시상식에서 만장일치로 정규리그 MVP를 받은 뒤 기자회견을 통해 향후 진로에 대한 고민을 밝혔다.

일단은 흥국생명에서 ‘어드바이저’를 맡기로 했다. 김연경은 “어드바이저라는 역할로 흥국생명과 같이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여러가지 참여할 것 같다”라고 밝혔다.

2005년 10월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은 김연경은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때에도 흥국생명과 함께 했다.

흥국생명에서 선수로서 영광을 모두 누렸지만 갈등도 있었다. 2009년부터 임대 이적으로 일본, 터키리그에서 뛰었던 김연경은 완전한 해외 진출을 위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인정해달라고 주장했고 이 과정에서 구단과 크게 충돌했다. 기자회견을 열고 “해결될 때까지 국가대표에서 은퇴하겠다”는 발언까지 할 정도로 거대 이슈였다.

우여곡절 끝에 국제배구연맹의 해석까지 받아 해외 무대로 나갈 수 있게 된 김연경은 세계적인 배구 선수로 성장했고 2020~2021시즌 다시 흥국생명으로 복귀했다. 다음해 중국 상하이로 진출해 한 시즌을 뛴 뒤 다시 V리그로 돌아올 때도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었다.

김연경은 “흥국생명과 많은 일들이 있었다. 처음 해외 무대에 보내줬다가 해외 진출을 막은 구단이기도 하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헤어질 듯 헤어지지 않을 듯 무언가 계속 있었다. 미운 정이 무섭다. 결국 새로운 고운 정이 생겨서 계속 남게 됐는데 참 고마운 구단이다”라고 돌이켜봤다.

‘어드바이저’의 정확한 역할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일단 팀에 적극적으로 조언을 해 줄 계획이다. 김연경은 다음달 튀르키예에서 열리는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도 참가한다. 그는 “팀이 선수를 영입하거나 외국인 선수에 대해 고민할 때도 여러가지 조언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계속 배구계에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 흥국생명에서 그런 제안을 한 것 같다. 일이 좀 커졌다”라고 웃었다.

그 외 구체적인 진로는 정해져 있지 않다. 2023년 IOC 선수위원 후보에도 도전했던 김연경은 “뭔가 조화롭게 다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방송을 통해서 배구를 더 알리고 싶기도 하고, 편안한 행정가의 느낌도 좋고, 현장에서 지도자도 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라고 말했다.

배구 발전을 위해 어떤 것들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생각은 이미 머릿 속에 들어 있다.

김연경은 “나 같은 선수가 나오면 좋겠다”라며 “유소년 시스템이 부족한 부분들이 많아 보완이 필요하다. 유소년 선수층을 넓히고 시스템을 잘 구축해서 앞으로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했다.

흥행 면에서도 “사실 걱정이 많이 된다”라고 했다. 그는 “분명히 관심도가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한다”라며 “좀 더 적극적으로 이벤트 적인 요소를 많이 늘려야한다. 외국인 선수를 늘린다든지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요소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국제 대회에서의 경쟁력도 김연경이 바라는 것 중 하나다. 그는 “대표팀 선수들이 어떻게 성장해서 LA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을까에 대해 알아야한다. 그 다음 올림픽까지 생각해서 미래를 바라보고 계획을 잘 해야하지 않을까”라고 진지하게 말했다. 김연경은 “일단 쉬면서 정말 내 가슴을 뛰게 하는 뭔가가 어떤 것일지 찾아내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다음을 천천히 생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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