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후. 필라델피아 | AFP연합뉴스
전날 침묵을 지켰던 ‘바람의 손자’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다시 장타를 포함 멀티히트를 치며 질주에 시동을 걸었다.
이정후는 16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시티즌스뱅크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원정 경기에 3번·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2안타를 치고 1타점 1득점을 올렸다.
이정후의 타율은 0.323에서 0.333(67타수23안타)으로 상승했다. 또한 시즌 OPS(출루율+장타율)는 1.051이 됐고, 시즌 9번째 2루타로 이 부문 MLB 전체 선두를 지켰다.
지난 주말 뉴욕 양키스 원정 3연전에서 홈런 3개를 터트리는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이정후는 전날 열린 필라델피아와의 4연전 첫날 5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MLB 진출 후 처음으로 한 경기 삼진 3개를 당하는 등 평소 이정후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날 경기는 달랐다.

이정후. 필라델피아 | AP연합뉴스
필라델피아의 왼손 선발 헤수스 루사르도를 상대한 이정후는 1회초 첫 타석에서 1루수 땅볼, 4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2-2로 팽팽히 맞선 6회초 세 번째 타석에서 호쾌한 장타를 쳤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한가운데로 몰린 루사르도의 초구 83.7마일(약 134.7㎞) 스위퍼를 공략해 우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쳤다. 이후 폭투로 3루까지 간 뒤 윌머 플로레스의 유격수 땅볼에 홈을 밟아 득점까지 올렸다.
이정후는 3-6으로 팀이 다시 역전 당한 8회초에 또 적시타를 쳤다. 무사 1·3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필라델피아의 불펜 투수 호세 알바라도를 만나 8구 접전 끝에 몸쪽 높게 들어오는 100마일(약 160.9㎞) 싱커를 공략해 1·2루간을 통과하는 적시타를 쳤다.
이정후는 이날 수비에서도 존재감을 뽐냈다. 3회말 1사 1루에서 필라델피아의 카일 슈와버가 친 깊숙한 플라이를 잡아낸 이정후는 2루를 향해 강력한 송구를 했고, 2루로 태그업한 1루 주자 브라이스 하퍼를 그대로 잡으며 보살을 기록했다. 이정후의 첫 보살이었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4-6으로 패했다.

이정후. 필라델피아 |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