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로리 매킬로이가 올마나 더 많은 메이저 우승을 거둘지, 올시즌 몇 승을 더 거둘지과 뜨거운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매킬로이가 4대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컵을 든 장면. |로이터연합뉴스
“내년에 우리는 무슨 얘기를 하면서 이 대회를 볼까요?”
골프 사상 6번째 그랜드슬램 달성으로 이제 ‘전설’ 반열에 오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지난 14일 제89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우승 직후 공식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이 질문을 먼저 꺼내곤 활짝 웃어보였다. 매년 마스터스에서 반복된 ‘로리 매킬로이는 과연 그린 재킷을 입을 수 있을까’라는 화제를 종료시켰다는 해방감에서 나온 농담이었다.
매년 짓누르던 부담감을 벗어던지고 PGA통산 29승(메이저 5승)을 거둔 매킬로이는 올해 얼마나 더 많은 것을 보여줄까.
이번 우승으로 그린 재킷, 그랜드슬램, 10년 메이저대회 무관의 압박감으로부터 벗어난 매킬로이가 지난 시즌의 스코티 셰플러처럼 최고의 시즌을 만들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아울러 그가 얼마나 더 많은 메이저 우승을 더할 수 있을지도 흥미로운 관전포인트가 됐다.
매킬로이는 2007년 프로에 뛰어든 이후 최고 시즌을 보내고 있다. 4월이 다 지나지 않았는데 3승(AT&T 페블비치 프로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마스터스)을 거둔 것은 처음이다. 2012년 PGA 챔피언십 우승을 포함해 4승, 2019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과 투어 챔피언십 우승을 포함해 4승을 거둔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을 넘어 5승 이상도 쉽게 거둘 수 있을 기세다.
내친 김에 한 시즌 메이저 2승을 거둔 2014년(PGA 챔피언십, 디 오픈)의 기록도 넘을 수 있다는 기대를 모은다.
‘퍼팅의 전설’로 불리는 매킬로이의 퍼팅 코치이자 멘토인 브래드 팩슨은 “매킬로이는 메이저 10승도 가능하다”고 확신하고 있다. 그는 “지금의 그는 과거의 패배를 통해 만들어진 단단한 강철 같은 정신력을 갖고 있다”며 “이제 로리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무도 없고, 그는 메이저 우승 수를 두 배로 늘릴 수 있다”고 확신했다.
골프계에서는 이제 10년 동안 막혀있던 메이저 우승의 물꼬를 튼 만큼 매킬로이가 이를 도화선으로 삼아 봇물처럼 메이저 우승을 쓸어담을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모든 것을 소진하고 이룬 이번 우승으로 정신적, 육체적 안도감에 그대로 눌러앉을 것이란 전망은 거의 없다.
스포츠 도박사이트 ‘베트MGM’에서는 벌써 그의 올해 메이저 우승 전망을 두고 베팅이 시작됐다. 현재 배당률에서 매킬로이가 올해 메이저 대회에서 더이상 우승하지 못하고 끝낼 것이라는 선택은 -2배(이익 없음)인 반면 메이저 2승에는 1.88배, 메이저 3승에는 14배, 시즌 그랜드슬램(4승) 달성은 80배를 기록중이다. 남은 3개 메이저 대회에서 PGA 챔피언십 우승 배당률 5배(1위), US오픈 우승 배당률 6배, 디 오픈 우승 배당률 5배(1위)로 매킬로이의 우승가능성은 셰플러보다 더 높게 점쳐지고 있다.
한 시즌 메이저 2승은 최근 매킬로이(2014년), 조던 스피스(2015년), 브룩스 켑카(2018년), 잰더 쇼플리(2004년)가 달성했다. 한 해 메이저 3승은 벤 호건(1953년)과 타이거 우즈(2000년) 둘 만 달성한 위업이며 4승은 아무도 달성하지 못했다. 우즈가 2000년 3승, 2001년 1승을 연달아 올리며 ‘타이거 슬램’을 기록한 적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