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경기에서 롯데 고승민(왼쪽)과 전민재가 런다운에 걸린 키움 주자를 아웃시키고 있다. 롯데자이언츠 제공
김태형 롯데 감독은 오프시즌 수비 안정화에 공을 들였다. 마무리 훈련부터 ‘수비 강화’를 목표로 선수들이 땀을 흘렸다. 롯데는 지난 시즌 팀 실책이 113개로 10개 구단 중 두 번째로 많았다.
그러나 2025시즌 초반 그 성과는 보이지 않는다. 어설픈 수비 실수가 잦다. 야수 실책 공동 1위(17개)팀 간의 맞대결이 펼쳐진 15일 사직 키움-롯데전. 롯데의 수비가 더 허술했다. 롯데는 초반 결정적인 실책 2개가 모두 실점으로 연결되며 어려운 경기를 했다.
키움이 2회초 먼저 3점을 뽑는 상황에서 롯데 수비진이 빌미를 줬다. 선발투수 나균안이 안타와 볼넷으로 내주며 맞은 첫 위기. 1사 1·2루에서 전태현의 타구가 1루수 옆을 빠지는 안타가 되면서 2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빠른 타구는 아니었음에도 크게 튄 바운드에 몸을 던진 롯데 1루수 나승엽의 반응이 아쉽다고 생각이 들만한 장면이었는데, 이어진 다음 상황은 혼란 그 자체였다. 타구를 잡은 우익수 장두성이 빠르게 홈으로 던졌지만 송구가 살짝 짧았다. 여기에서 포수 유강남이 제대로 포구하지 못한 공이 발에 맞고 크게 굴절되며 백네트 방향으로 굴러갔다. 그사이 1루 주자까지 홈인했다.
기록상 장두성의 실책으로 기록됐지만, 유강남의 안일한 플레이가 대량 실점으로 이어졌다. 백업 수비에 들어간 투수 나균안의 송구까지 크게 벗어났다. 키움은 1사 2루에서 김재현의 적시 2루타가 터지며 1점을 더 달아났다. 롯데는 2안타를 맞고 3점을 헌납했다.
4회말 2점을 따라붙은 롯데는 5회 다시 수비 실책으로 1점을 더 줬다. 롯데 좌완 정현수가 1사후 리드 폭이 긴 1루 주자 루벤 카디네스를 견제하는데 성공, 런다운 상황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때 수비도 불안했다. 1루수 나승엽이 주자를 몰지 않고는 곧바로 2루에 송구한게 발단이었다. 2루에서 공을 받은 유격수 전민재는 1루에 가까운 주자를 잡으려고 빠르게 송구했는데, 그 공이 카디네스의 몸에 맞은 뒤 백업 수비수가 없는 홈베이스쪽으로 빠졌다. 카디네스는 멋쩍게 웃으며 3루까지 진루했다. 키움은 최주환의 적시타로 손쉽게 1점을 뽑았다.
롯데는 15일 경기까지 이번 시즌 20경기에서 22개의 실책(투수 실책 3개 포함)을 범했다. 최근 4경기 연속으로 실책이 나왔다. 리그에서 최다 실책 팀으로, 경기당 1개 이상의 실책이 나오고 있는 팀도 롯데 뿐이다. 이날 경기를 뒤집어 승리하긴 했지만, 김 감독의 고민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