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게 커왔던 아기사자, 이제는 연패 끊는 7년차 에이스로…삼성 원태인 “정말 한 점도 안 주겠다는 마인드로 던졌다”

입력 : 2025.04.18 00:00
17일 잠실 LG전을 마치고 인터뷰하는 삼성 원태인. 잠실 | 김하진 기자

17일 잠실 LG전을 마치고 인터뷰하는 삼성 원태인. 잠실 | 김하진 기자

‘에이스’의 등판이 팀 분위기를 살렸다.

삼성이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6-3으로 승리했다.

지난해 다승왕을 달성한 원태인의 활약이 빛났다.

이날 경기 전까지 3경기 1승 평균자책 1.59를 기록 중이던 원태인은 LG전에서도 6이닝 5안타 1볼넷 3삼진 1실점으로 호투를 이어가며 시즌 2승째를 올렸다.

최근 침체기에 빠져있던 삼성 타선은 원태인이 등판하자 살아나기 시작했다. 르윈 디아즈의 4회 역전 2점 홈런을 포함해 10안타로 6득점을 뽑아내며 모처럼 집중력있는 타격을 선보였다.

실점은 원태인이 먼저 내줬다. 3회 박해민에게 2루타를 맞은 뒤 계속된 1사 3루에서 홍창기를 좌익수 희생플라이 아웃시키면서 점수와 맞바꿨다.

그러나 4회 1사 1루에서 르윈 디아즈가 투런 홈런을 쏘아올려 역전에 성공했다.

원태인은 4회말부터 팀의 리드를 지켰다. 첫 타자 오지환의 땅볼 타구를 직접 잡아 처리했다. 이어 문보경에게 볼넷을 내준 뒤 박동원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타구가 워낙 컸지만 담장 앞에서 잡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어 송찬의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2사 1·2루의 위기에 처한 원태인은 이주헌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삼성 타선에서는 5회 초에도 강민호가 2타점 적시타를 쳐 점수 차를 더 벌렸다.

원태인은 5회 선두타자 박해민에게 번트 안타를 내줬지만 신민재를 2루 땅볼, 홍창기를 1루 땅볼로 잡아내며 연거푸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김현수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냈지만 오지환을 땅볼로 유도하며 이닝을 마쳤다.

17일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한 삼성 원태인. 삼성 라이온즈 제공

17일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한 삼성 원태인. 삼성 라이온즈 제공

5-1로 더 점수가 벌어진 6회 마운드에 오른 원태인은 문보경을 2루 땅볼로 잡아내고 박동원을 상대하다가 엉덩이의 불편함을 호소하면서 잠시 점검을 했다. 그리고 투구를 이어간 원태인은 박동원을 삼진 아웃으로 잡아냈다. 송찬의에게 2루타를 내준 원태인은 이주헌을 6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7회부터는 마운드를 불펜에 넘겼다.

원태인의 6회까지 투구수는 88개에 불과했다. 최고 구속은 150㎞까지 나왔다. 직구(35개), 슬라이더(25개), 체인지업(24개), 커브(4개) 등을 고루 섞어 던졌다.

불펜에서는 백정현을 시작으로 팀의 리드를 지켰고 삼성은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경기 후 원태인은 “박동원 선배를 너무 잡고 싶어서 커브를 확실하게 낮게 던지려고 세게 던지다보니 근육이 좀 올라오는 느낌을 받았다. 다행히 근육이 다시 내려가서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라고 돌이켜봤다.

팀이 워낙 분위기가 처져있다보니 마음 가짐도 달랐다. 원태인은 “우리 팀이 분위기가 너무 안 좋았고 LG 타선이 너무 센 걸 스스로도 인정을 하고 들어갔다”며 “한 구, 한 구, 카운트 잡는 공도 없이 초구부터 무조건 결정구라고 생각하고 정말 한 점도 안 주겠다는 마인드로 올라갔다”라고 설명했다.

첫 실점의 빌미가 된 3회 박해민에게 내준 2루타가 아직도 아쉽다. 원태인은 “슬라이더로 카운트를 잡으려고 들어가다 장타를 허용하고 선취점을 빼앗겼는데 너무 화가 나더라”며 “내가 경기 전에 하고자하는 목표가 있었는데 한 순간의 집중력으로 선취점을 빼앗겼다는게 너무 스스로에게 화가 났다. 그 뒤로 좀 더 집중해서 피칭을 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만족해했다.

원태인은 신인 시절부터 타선의 지원을 많이 받지 못하며 강하게 성장해왔다. 당시의 기억을 떠올린 원태인은 “신인 때부터 너무 많이 겪어왔다”라며 “올해는 욕심이 없기 때문에 팀이 이길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한다. 오늘 경기는 분위기가 너무 안 좋은게 사실이다보니까 내가 버티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디아즈 선수가 역전 홈런을 쳐줘서 점수를 무조건 지켜야겠다는 생각 하나밖에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

4회 박동원의 타구는 거의 넘어갔다고 생각했었다. 원태인은 “‘라팍’을 쓰는 투수로서 솔직히 그 타구는 라팍 외야의 관중들이 지나다니는 길에 떨어졌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타구를 안 봤다. 맞자마자 ‘무조건 넘어가겠구나’라고 생각을 했다. 함성 소리도 우리 쪽인지, LG 쪽인지 잘 모르겠더라”며 “그냥 뒤를 돌아봤는데 주자가 귀루하고 있고 공이 오고 있어서 그 때까지도 몰랐다. 포수 민호 형이 안 넘어갔다고 해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웃었다.

공을 잡아준 구자욱을 향한 고마움을 표했다. 원태인은 “타구는 안 봤지만 그런 타구면 자욱이 형이 좋은 수비를 했겠다 싶어서 감사 인사를 했다”라며 “잠실이 좋긴 좋다”라며 다시 한번 빙그레 미소지었다.

구자욱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샴성 원태인. 삼성 라이온즈 제공

구자욱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샴성 원태인. 삼성 라이온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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