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문보경(위)과 박동원. LG트윈스 제공
그야말로 ‘공포의 타선’이다. LG가 시즌 초반 거침없이 장타를 뽑아내고 있다. 중심타선은 물론 상·하위타선이 골고루 위력을 발휘하는 중이다.
이번 시즌 LG 타격은 가파른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다. 지난 19일까지 22경기 동안 23개의 홈런을 기록 중이다. 한 경기를 더 치른 삼성(27개)에 이어 KIA와 함께 팀 홈런 공동 2위다. 장타율은 0.428로 리그에서 가장 높다. 개막 후 22경기에서 홈런 15개, 장타율 0.407을 기록한 지난 시즌과 비교해도 크게 오른 수치다.
LG는 지난 19일 SSG와의 경기에서 11-4로 이겼다. 2-0 리드를 잡은 상황에서 4회초 139분간 우천 중단이 되며 흐름이 끊길 위기에 처했지만 경기가 재개되자마자 오스틴 딘이 3점 홈런을 터트렸다. LG의 흔들리지 않는 장타력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오스틴은 지난 시즌 LG의 타선을 가장 뜨겁게 달군 선수다. 32개의 홈런과 32개의 2루타를 치며 장타율 0.573(리그 5위)를 기록했다.
올해는 거포 옵션이 더 늘었다. 오스틴이 여전히 홈런 6개, 2루타 5개로 건재한 장타력을 자랑하는 데에 더해 문보경과 박동원도 각각 홈런 5개와 2루타 3개씩을 기록 중이다. 오지환(홈런 3개, 2루타 5개)의 방망이도 뜨겁다. ‘만년 유망주’였던 송찬의는 홈런 2개, 2루타 5개를 기록하며 LG의 다음 세대를 책임질 강타자로 성장하고 있다.
LG의 시원한 ‘빅 볼’은 비시즌 장타력을 집중 보강한 결과다. LG는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삼성을 상대로 4경기 동안 타율 0.205에 그치며 무기력한 패배를 맛봤다. 대표적인 타자 친화적 구장인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경기 동안 홈런 3개를 치는 데에 그쳤다.
LG는 지난 시즌 종료 후 마무리캠프와 스프링캠프를 거치며 타격 포인트를 앞으로 옮기는 훈련을 했다. 모창민 타격코치는 장타력 향상을 위해서는 웨이트트레이닝이 아니라 ‘앞에서 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빠른 공에 대응해 타구 속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염경엽 LG 감독은 “볼을 잘 보는 문성주, 홍창기를 제외하고는 타격 포인트를 기존 자신이 치던 포인트보다 앞으로 옮기도록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LG는 투수 친화적 구장인 잠실 홈에서도 홈런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홈 13경기에서 13홈런이 나왔다. 홈구장을 공유하는 두산은 같은 기간 홈에서 홈런이 8개 뿐이다.
LG의 지난해 정규시즌 팀 홈런은 115개로 리그에서 꼴찌 키움(104개)에 이어 두 번째로 적었다. 올해는 다르다. 홈에서도, 원정에서도 화끈한 ‘빅 볼 야구’를 예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