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는 亞챔스 뛸 팀이니까”…경기 일정 당겨주고 족집게 꿀팁까지 ‘대인배 김기동’

입력 : 2025.04.21 06:20
“광주는 亞챔스 뛸 팀이니까”…경기 일정 당겨주고 족집게 꿀팁까지 ‘대인배 김기동’

안에선 승패를 다투는 적수지만, 바깥에선 이야기가 달라진다.

프로축구 FC서울이 K리그를 대표해 아시아 정상 도전에 나서는 광주FC를 위해 통 큰 배려에 나서면서 갈채를 받고 있다.

광주는 지난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9라운드에서 헤이스와 박태준의 연속골을 묶어 2-1로 승리했다.

광주(승점 16)는 2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린 반면 5위 서울(승점 13)은 무패 행진(3승4무)이 마감돼 아쉬움을 남겼다. 광주가 서울과 맞대결에서 5전 전승을 거두면서 더욱 비교됐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선 서울의 관대한 처사도 눈길을 끌었다.

서울은 원래 20일로 예정됐던 경기 일정을 광주의 요청에 따라 하루 당겼다. 2024~2025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8강 참가를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로 출국해야 하는 광주의 빼곡한 일정을 감안한 결정이었다. 김기동 서울 감독이 직접 구단을 설득해 일정 변경을 성사시켰다.

광주는 20일 경기를 치를 경우 쉴 틈도 없이 인천국제공항으로 이동해 사우디아라비아로 떠나는 경유편을 타야했다. 그러나 서울이 경기를 하루 당겨준 덕분에 공항에서 가까운 숙소에서 하룻밤 휴식을 취한 뒤 직항편을 탈 수 있게 됐다. 광주가 ACLE에서 우승컵까지 들어올릴 경우 서울이 2025~2026시즌 ACLE 뿐만 아니라 ACL2도 참가할 수 없기에 찬사를 받았다.

김 감독은 한 발 나아가 서울의 다음 상대인 사우디아라비아 강호 알 힐랄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포항 스틸러스를 이끌었던 2021년 ACL 결승전에서 알 힐랄과 맞붙어 아깝게 준우승에 그친 인연이 있다. 당시를 떠올린 김 감독은 알 힐랄의 특징과 경기 운영에 주의할 부분들을 정리해 이정효 감독에게 전달했다.

김 감독은 “광주가 K리그를 대표해 ACLE에 도전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다 해줘야 한다. 나 뿐만 아니라 어느 축구인이라도 같은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감독은 광주에 대한 배려로 승리까지 넘겨준 것은 아니라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는 “지고 나서는 아무리 말을 해도 핑계”라며 “아쉽지만 선수들은 끝까지 뒤집으려고 노력했고, 그런 게 달라진 모습이었다. 빨리 추슬러서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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