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를로 안첼로티 레알 마드리드 감독. EPA
카를로 안첼로티 레알 마드리드 감독이 이번 시즌 종료 후 지휘봉을 내려놓고 브라질 대표팀으로 향할 가능성이 유력해졌다. 현지 복수 매체에 따르면 브라질축구협회(CBF)는 안첼로티를 “회장이 꿈꾸는 지도자”로 명명하며 2026 북중미 월드컵을 함께할 1순위 감독으로 낙점한 상태다.
CBF는 지난 3월 도리발 주니오르 감독을 경질한 이후 차기 감독 선임에 애를 쓰고 있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안첼로티 감독이다. 사우디 알힐랄의 조르제 제주스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CBF 내부에서는 안첼로티를 “최우선”으로 간주하고 있다. 브라질 대표팀은 2026년 월드컵 남미 예선 재개를 앞둔 다음 A매치 기간 이전까지 새 사령탑을 선임할 방침이다.
이번 시즌 레알 마드리드와의 계약 종료가 임박한 안첼로티는 최근까지 “구단이 나를 원하지 않으면 떠나겠다”며 자진 사퇴보다는 구단 결정에 맡기겠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그러나 브라질과의 협상은 이미 상당히 진전된 상태다.
스페인 매체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브라질축구협회 측 관계자가 레알 마드리드의 챔피언스리그 8강전을 현장에서 관전하며 안첼로티 측과 비공식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에 대해 CBF는 공식적으로는 부인하며 “모든 협상은 리우데자네이루에 있는 로드리고 카에타노 전무와 에드날두 호드리게스 회장이 전담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오는 26일 바르셀로나와 코파 델 레이 결승전을 앞두고 있다. 이 경기 이후 안첼로티의 거취에 대한 공식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며, 현지에서는 자비 알론소(레버쿠젠 감독)가 후임 감독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한편 레알은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아스널에 패하며 탈락했지만, 코파 델 레이와 라리가에서 여전히 더블 가능성을 유지하고 있다. 라리가에서는 바르셀로나에 승점 7점 뒤져 있지만, 한 경기를 덜 치른 상황에서 맞대결도 남아 있어 추격 여지는 남아 있다.
레알은 오는 6월 14일부터 시작되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 나선다. 감독 교체 여부와 후임 체제 정비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 안첼로티가 지휘봉을 내려놓을 경우, 새 감독 체제는 시즌 종료 직후부터 곧바로 본격 가동돼야 한다.
안첼로티는 2021년 레알 마드리드로 복귀한 이후 라리가 우승, 챔피언스리그 우승 등을 이끌며 왕년의 명장을 다시 증명했다. 가디언은 “그러나 현재 레알은 세대교체와 전술 리빌딩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고, 안첼로티는 선수 육성보다는 안정된 팀을 선호하는 지도자”라며 “그가 ‘국가대표 감독’으로 전환하는 시점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수순일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