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오픈 챌린저에서 뛰는 정현의 경기 모습. 부산오픈챌린저 대회조직위원회 제공
정현(438위)이 남자프로테니스(ATP) 광주오픈 챌린저대회(총상금 10만달러) 단식 16강에 올랐다.
와일드카드를 받고 출전한 정현은 21일 광주 진월국제테니스코트에서 열린 대회 첫날 단식 본선 1회전에서 콩스탕 레스티엥(180위·프랑스)을 2-0(6-1 6-4)으로 제압했다.
부상으로 오랜 암흑기를 걷던 정현은 최근 재기를 향한 긍정적인 신호를 여럿 확인하고 있다. 정현은 2023년 6월 윔블던 예선 탈락 이후 1년 넘게 부상 때문에 대회에 나오지 못하다가 지난해 9월 챌린저보다 한 등급 낮은 국제테니스연맹(ITF) 투어 대회를 통해 코트에 돌아왔다. 그리고 올해 ITF 투어 대회 단식에서 세 차례 우승하는 동안 부상 재발이 없었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ATP 시슬리 서울오픈 챌린저 이후 처음 출전한 부산오픈 챌린저에서 에밀 루수부오리(핀란드), 리 투(호주) 등 수준급 선수들을 제압하며 8강에 올랐다. 이날 꺾은 레스티엥도 2023년 단식 세계 랭킹 48위까지 올랐던 선수다.
정현은 2주 연속 국내에서 열린 챌린저 대회에서 단식 본선 승리를 따냈다. 챌린저는 투어보다 한 등급 낮은 대회로 단식 본선에는 주로 세계 랭킹 100위∼300위 사이 선수들이 나온다.
정현은 2017년 넥젠파이널스에서 우승했고, 2018년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에서는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를 꺾는 이변을 쓰며 4강 진출하는 등 한국 테니스 역사에 굵직한 이정표를 세웠다. 하지만 이후 발, 발목, 허리 등 부상이 끊이지 않으면서 상승세가 꺾였다. 몇 번의 복귀 시도도 부상 재발로 무산되며 내리막을 걸었다.
최근 상승세는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 정현은 부산오픈 챌린저 출전을 앞두고 “처음부터 다시 한 단계씩 밟아가려 한다”며 “뭔가를 얻기 위해, 나를 테스트하기 위해 대회에 나간 적은 없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면서 챌린저 레벨에서 경쟁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마음가짐을 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