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즈베키스탄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지난 3월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키르기스스탄전을 앞두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Getty Images코리아
‘하얀 늑대’ 우즈베키스탄 축구가 계속해서 아시아 연령대별 무대에서 성공하는 이유는 뭘까.
우즈베키스탄이 2명이 퇴장당하는 절대 열세 속에서도 ‘개최국’ 사우디아라비아를 꺾고 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17세 이하(U-17) 아시안컵에서 우승했다.
우즈베키스탄은 21일 사우디아라비아 타이프의 킹 파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25 AFC U-17 아시안컵 결승에서 전반에만 2명이 퇴장당하는 악재를 이겨내고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우즈베키스탄은 2012년 대회에 이어 13년 만에 통산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23 AFC U-20 아시안컵 우승을 달성하고 2024 AFC U-23 아시안컵에서는 일본에 아쉽게 패해 준우승을 하는 등 우즈베키스탄 연령 대표팀은 최근 아시아 무대에서 경쟁력을 뽐내고 있다.
우즈벡 축구의 이런 발전에 동남아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인도네시아가 주목했다. CNN 인도네시아는 이날 ‘우즈벡 축구는 왜 발전하고 있는가’ 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급성장 이유를 분석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청소년을 넘어 이제 성인 대표팀도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A조에서 2위에 올라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이 유력하다.

2025 AFC U-17 아시안컵에서 우승한 우즈베키스탄. AFC SNS
이 매체는 “우즈벡은 아시아 각종 연령별 대표팀 성공 사례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 10년 이상 투자의 결실”이라고 전했다.
압두코디르 후사노프가 지난 1월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한 건 우즈벡 축구의 달라진 위상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사례다. CNN 인도네시아는 “우즈벡은 인프라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현대적인 국제 수준의 경기장을 짓고, 클럽마다 유소년 아카데미를 갖추도록 요구했다”면서 “특히 후사노프를 배출한 분요드코르는 전 대통령 이슬람 카리모프의 딸 굴나라 카리모바의 거액 자금 지원을 받아 뛰어난 인재를 전국에서 유치하고 있다. 그 결과가 아시아 무대에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즈벡은 후사노프 외에도 CSKA 모스크바의 아보스베크 파이줄라예프, 브렌트퍼드의 마하들리 우리노예프, 스페인 레가네스의 라지즈베크 미르사제프 등이 유럽에 진출해 있다. CNN 인도네시아는 “주니어 레벨 성공이 성인 무대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즈벡은 다양한 수준의 경쟁에서 일관되고 성공적인 인재를 배출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매우 긍정적 신호”라고 했다.

맨체스터 시티 후사노프. Getty Images코리아
우즈벡 국가대표 샤크조트 토이로프는 “대표팀 선수들은 어린 시절부터 서로를 잘 알아 호흡도 잘 맞고 있다”고 전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유스팀과 축구 인프라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 속에 자국 리그도 발전하고 유럽 무대에 진출하는 선수가 늘어나면서 경쟁력이 계속 올라가고 있다.
CNN인도네시아는 “원활한 선수 수급과 협회의 전폭적인 지원까지 더해져 우즈벡이 향후 10년 안에 아시아 축구의 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시아 무대에서 오랜 기간 3강을 형성해온 한국·일본·이란의 구도를 위협할 가장 강력한 후보로 우즈베키스탄이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