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김도현이 23일 대구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KIA 선발 투수 김도현(25)은 5선발로 시즌을 출발했지만, 제임스 네일과 시살상 ‘원투 펀치’ 역할을 했다. 양현종, 윤영철이 부진한 사이, 토종 선발진 가운데 제일 컨디션이 좋았다.
지난달 27일 광주 키움전 6이닝 2실점(무자책)을 시작으로, 지난 2일 광주 삼성전 6이닝 2실점, 8일 사직 롯데전 5.1이닝 2실점(1자책), 16일 광주 KT전 6이닝 2실점 등 4경기 연속 호투를 펼쳤다. 이렇게 잘 던지고도 ‘선발승’을 챙기지 못한 점이 아쉬울 뿐이었다.
지난해 ‘대체 선발’ 기회를 살려 한국시리즈 무대까지 밟은 김도현은 올해 미국·일본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까지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선발 로테이션 마지막 자리를 꿰찼다. 이범호 KIA 감독은 김도현의 구위뿐 아니라 침착한 성격에도 주목했다. 그는 “위기가 왔을 때 흔들리면서도 차분하게 극복할 수 있는 선발 투수에게 좋은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KIA 김도현이 23일 대구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김도현은 “침착할 때는 침착하지만, 타자와 승부에 집중하지 못하고 흔들릴 땐 스스로 화도 많이 난다”며 “마운드에서 최대한 냉철하고, 냉정해지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도현은 지난 2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원정 경기에서 5.2이닝 10안타 1볼넷 2삼진 6실점으로 크게 넘어졌다. 1.93이었던 평균자책도 3.41로 올랐다. 볼넷을 남발하는 등 스스로 무너진 경기는 아니었다. 삼성 타자들에게 공략당해 대량 실점했지만, 마운드에서 5이닝 이상 버텨주며 선발 투수로서 기본 임무는 마쳤다.
이젠 얼마나 빠르게 일어서느냐가 관건이다. 김도현은 앞서 4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때도 들뜨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했다. 그는 “올라갈 때가 있으면 떨어질 때도 있다”며 “계속 유지하면 좋지만, 일단 내가 맡은 임무에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IA 김도현. KIA 타이거즈 제공
한 차례 무너진 경험은 남은 시즌을 성공적으로 치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여전히 ‘선발 경쟁’ 중이라고 생각하는 김도현은 “아직 내 자리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황)동하도 있고, 6월쯤 돌아오는 (이)의리도 있다. 계속 경쟁해야 한다”고 경쟁심을 드러냈다.
2019년 프로에 데뷔한 김도현은 아직 1군에서 100이닝 이상 던진 경험이 없다. 김도현의 올시즌 첫 번째 목표가 ‘100이닝’이다. 이범호 감독은 “중간에 찾아오는 위기를 잘 관리하며 시즌을 치르면 좋은 선발 투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