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세영이 24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수디르만컵 대회 출전을 위한 출국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드민턴 여자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23·삼성생명)이 부상 회복을 알렸다. 박주봉 신임 감독과 함께 생애 첫 수디르만컵 우승 도전에 나선다. “타도 안세영”을 외치는 중국과 일본의 추격자들도 우승 출사표를 던졌다.
안세영 등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 선수단은 2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수디르만컵 대회가 열리는 중국으로 출국했다. 출국 전 취재진과 만난 안세영은 신임 박주봉 감독과의 새 출발에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안세영은 “정말 설레고 영광스럽다. 감독님은 레전드”라며 “(한국) 배드민턴을 만들어주신 분이니까 우리가 그 뒤를 따라갈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감독님을 (일본 대표팀)적으로 만났는데, 이제는 든든한 (우리의) 감독님으로 계시는 것이다. 이제 믿고, 든든하게 경기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일본 선수들을 만나면 조언해주시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안세영은 박 감독과 함께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중국 샤먼에서 열리는 ‘세계혼합단체선수권대회’(수디르만컵)에 출전한다. 수디르만컵은 1989년 창설된 대회로, 2년 주기로 열린다. 최다 우승국은 중국(13회)이고, 한국은 그 다음으로 4회 우승했다.

24일 인천공항 2터미널에서 배드민턴 국가대표팀 박주봉 감독과 안세영이 수디르만컵 출전을 위해 출국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디르만컵은 지난 3월 전영오픈에서 허벅지를 다쳐 한동안 재활에 전념했던 안세영의 복귀 무대이다. 안세영은 “몸은 다 회복됐다”면서 “이번 대회는 개인전이 아닌 단체전이다. 꼭 해내고 싶은 대회다. 단체전의 묘미는 한 선수가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다 같이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지더라도 다른 언니, 오빠들을 더 믿고 응원해줘야 한다. 언니, 오빠들도 나를 믿고 맡겨주시면 보답하겠다”고 덧붙였다.
남녀 단식과 복식, 혼합 복식 등 5개 세부 종목으로 맞붙는 단체전에서 한국은 약세인 남자 단식을 빼면 나머지는 세계 정상급이다. 특히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이 버틴 여자단식은 가장 확실한 승리 종목으로 꼽힌다.
이번 대회는 4연패를 노리는 주최국 중국과 8년 만에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 최근 5번 대회에서 준우승 3번을 차지한 일본 등 한·중·일 3국이 우승을 다툴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배드민턴 대표팀 미야자키 도모카. Getty Images코리아
일본 대표팀도 이날 도쿄를 떠나 중국으로 향하면서 필승 의지를 다졌다. 일본 여자단식 샛별 미야자키 도모카는 출국 전 인터뷰에서 “이 대회 첫 출전인데 우승을 목표로 한다”면서 “긴장감도 있지만, 팀을 위해 제대로 싸워 공헌하고 싶다. 단체전은 끝까지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랭킹 8위 미야자키는 지난달 오를레앙 마스터스에서 안세영에게 30분 만에 0-2로 완패하는 등 아직 격차가 있는 모습이지만 우승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밝히며 필승 의지를 드러냈다.
중국도 이날 랭킹 7위인 에이스 천위페이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출전 기회가 주어진다면 주저없이 책임을 지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천위페이가 지난해 파리올림픽 이후 긴 휴식기를 보내는 사이 왕즈이(2위)와 한웨(3위)가 급상승했다. 왕즈이도 전날 인터뷰에서 “수디르만컵이 기대된다. 안세영을 분석하고 잘 준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천위페이 역시 올시즌 컨디션을 회복해 지난달 스위스오픈에 이어 지난 13일 끝난 아시아선수권에서 잇달아 우승을 차지했다. 중국이 한국과 토너먼트에서 맞대결 할 때 누가 안세영 상대로 나설지도 관심을 모은다.

중국 배드민턴 대표팀 에이스 천위페이. Getty Images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