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제임스 네일이 27일 광주 LG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KIA 전상현이 27일 광주 LG전에 구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KIA는 지난 4일 잠실 원정에서 올시즌 처음 LG를 만났다. 양 팀 분위기는 극과 극이었다. LG는 8승1패로 단독 1위, KIA는 4승 6패로 공동 7위였다.
당시 KIA는 김도영, 박찬호, 김선빈이 줄줄이 다쳐 라인업도 정상적으로 꾸리지 못하는 상태였다. KIA는 이들 셋이 모두 빠진 4일 LG에 2-8, 박찬호가 복귀한 6일에도 1-5로 완패했다. 비로 한 경기가 취소됐던 올해 LG와 첫 3연전에서 KIA는 ‘2전 2패’로 고개를 푹 숙였다.
이후 KIA는 잠시나마 단독 꼴찌까지 처질 정도로 암흑 같은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부상자들이 합류하며 조금씩 경기력을 회복했고, 3주 만에 이번에는 광주에서 다시 만난 LG를 상대로 ‘위닝 시리즈’를 거뒀다.
KIA는 2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와 홈경기에서 3-2로 이겼다. 3연전의 첫날이었던 25일 5-6으로 아쉽게 진 KIA는 26일 8-4로 반격한 뒤 마지막날 손에 땀을 쥐는 접전 끝에 1점 차 승리했다.
에이스 제임스 네일이 승리의 발판을 놨다. 네일은 이날 6이닝 동안 89구를 던져 4안타 4볼넷 3삼진 2실점 호투를 펼쳤다. 앞선 등판보다 제구를 잡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올시즌 가장 많은 볼넷을 허용했지만 결코 무너지지 않았다.

KIA 최형우가 27일 광주 LG전에서 홈런을 터트린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KIA 김선빈이 27일 광주 LG전에서 타격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LG 선발 임찬규가 네일과 발을 맞춰 호투를 이어간 터라 선발 싸움에서 밀렸다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웠다. 중심타선의 나성범이 종아리 부상으로 엔트리 제외되고, 패트릭 위즈덤까지 몸살 기운으로 출전하지 못했지만 박찬호·김선빈·김도영·최형우로 이어지는 KIA 상위 타선이 존재감을 과시했다.
KIA는 1회말 리드오프 박찬호의 안타와 김선빈의 좌전 2루타로 무사 2·3루 기회를 만들었다. 김도영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최형우가 2루수 땅볼로 3루 주자 박찬호를 홈으로 불러들여 선취점을 뽑았다.
1-0으로 앞선 4회말에는 ‘큰 형’ 최형우가 선두 타자로 나와 임찬규의 초구 직구를 받아 때려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터트렸다. 네일이 6회초 동점을 허용하며 2-2로 계속된 7회말 2사 1·3루에는 김선빈이 ‘해결사’로 등장했다. 김선빈은 LG 불펜 김영우의 2구째 커브를 때려 3-2를 만들었다. 결승타였다.
필승계투조도 든든하게 뒷문을 지켰다. 전상현과 조상우가 7회와 8회를 실점 없이 막았고, 마무리 투수 정해영이 1점 차 리드를 지키고자 9회초 등판했다. 정해영은 1사후 박동원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문성주와 박해민을 가뿐히 잡아내며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범호 KIA 감독. KIA 타이거즈 제공
이날 승리로 ‘사령탑 100승’ 고지를 밟은 이범호 KIA 감독은 “좋은 선수들을 만난 덕분에 100승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코칭스태프, 선수들, 팬들에게 고맙다”며 이날도 개막후 7번째로 챔피언스필드를 가득 메운 2만500명의 만원관중과 함께 기쁨을 누렸다.
반면 LG는 임찬규가 6이닝 3실점으로 호투했으나 타선 집중력에서 밀려 경기를 내줬다. LG는 여전히 1위를 굳게 지키고 있지만 주중 잠실 NC 3연전(1승2패)에 이어 KIA에게도 1승2패로 물러나며 2연속 ‘루징 시리즈’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