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재활하면서 MVP시즌 야구일지 보며 마음 다잡아
복귀하자마자 적시타에 마수걸이포까지…슈스 자질 증명

KIA 김도영이 2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와 홈경기에서 홈런을 터트린 뒤 더그아웃에서 기뻐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김도영(22·KIA)은 지난달 20일 정규시즌 개막을 이틀 앞두고 열린 2025 KBO 미디어데이에서 “빨리 경기하고 싶다. 진짜 끓어오른다”며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도영은 프로 3년 차던 지난해 141경기 타율 0.347, 38홈런, 40도루, 143득점, 109타점, OPS 1.067을 기록하며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아직 20대 초반의 젊은 타자가 올해는 얼마나 성장할지 팬들의 관심도 집중됐다.
그러나 김도영은 3월2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NC와 개막전에서 주루 중 왼쪽 햄스트링을 다쳐 곧장 전열에서 이탈했다. 개막을 손꼽아 기다린 김도영도, 직전 시즌 MVP에게 거는 기대가 컸던 KIA도 전혀 예상 못 한 ‘사고’였다.
불행은 몰아서 닥쳤다. 김도영을 시작으로 박찬호, 김선빈 등 주축 타자들이 부상으로 줄줄이 이탈했다. 압도적인 타격으로 지난해 ‘통합우승’을 차지한 KIA도 핵심 타자들이 잇달아 빠지자 힘을 잃었다. KIA는 지난 12일 단 하루지만, 단독 꼴찌까지 떨어졌다.
팀의 추락을 지켜본 김도영의 마음이 편할 리 없었다. 1군에 빨리 복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돌아가서 어떤 퍼포먼스를 보이느냐가 더 중요했다. 김도영은 복귀 후 최대한 빨리 결과를 내겠다는 각오로 재활에 전념했고, 지난 25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그리고 단 3타석 만에 ‘슈퍼스타’의 자질을 증명했다. 김도영은 복귀 당일 광주 LG전에서 1-3으로 끌려가던 4회말 무사 만루에서 대타로 나가 2타점 적시타를 때려 동점을 만들었다.
선발 라인업에 복귀한 26일 LG전에서는 0-0으로 맞선 1회말 무사 1·2루에서 적시타를 터트려 팀에 선취점을 안겼다. 그리고 곧장 홈런까지 때렸다. 2-0으로 앞선 3회말 1사후 LG 선발 이지강의 3구째 높은 커브를 타격해 오른쪽 담장을 밀어 넘기는 마수걸이포를 쏘아올렸다. 김도영의 합류로 분위기가 살아난 KIA는 8-4로 승리하며 3연패를 끊었다.
한 달 이상 뛰지 못한 김도영은 복귀하자마자 맹타를 휘둘렀다. 이범호 KIA 감독은 “타격감을 찾는데 시간이 걸릴 수 있겠다 싶었는데 타격하는 걸 보니 재활하는 동안 잘 준비해준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도영은 “팀이 처한 상황이 그렇게 좋지 않으니까 더 빠르게 감을 찾고 적응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MVP를 받은 지난 시즌 작성한 ‘야구 일지’를 다시 꺼내 보며 마음을 다잡았다고 한다.
김도영은 “내가 이렇게 나온 이상 과정보다 ‘결과’를 바꾸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최대한 빠르게 결과를 내려고 집에서 공부도 많이 했다”며 “작년에 쓴 야구 일지를 복귀하기 전 다시 읽어봤다. 빠르게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젠 건강하게 남은 시즌을 치르는 것이 관건이다. 김도영은 “햄스트링이라는 근육 자체가 부상 위험이 있는 부위라 지금도 불안감은 느끼고 있다. 이 불안감을 떨치는 게 우선”이라며 “부상이 재발하지 않도록 잘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