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리 61㎝가 ‘리틀리그 홈런’···‘SF에 끝내기 패’ 보치 감독 “28년 감독 커리어에 이런 결말 처음”

입력 : 2025.04.28 17:32
샌프란시스코 이정후가 28일 텍사스전에서 끝내기 득점을 한 엘리엇 라모스를 포옹할때 동료 크리스티안 코스가 음료를 쏟아붓고 있다. AP연합뉴스

샌프란시스코 이정후가 28일 텍사스전에서 끝내기 득점을 한 엘리엇 라모스를 포옹할때 동료 크리스티안 코스가 음료를 쏟아붓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가 5경기 연속 안타를 친 경기가 진귀한 ‘끝내기 리틀리그 홈런’으로 메이저리그(MLB) 화제의 중심에 섰다. 비거리 61㎝의 빗맞은 타구를 치고 홈까지 밟으며 경기를 끝낸 이색 상황에 수많은 얘기가 나온다.

이정후는 28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펼쳐진 ‘2025 메이저리그(MLB)’ 텍사스 레인저스전에 3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시즌 타율 0.324로 약간 낮아졌다.

이정후는 1회 첫 타석에서 안타를 뽑았다. 1사 1루에서 텍사스 선발 잭 라이터의 싱커(94.3마일)를 때려 우측으로 날카롭게 날아가는 안타를 만들었다.

5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간 이정후는 수비에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4회초 2사 후 요나 하임의 좌중간 타구를 잡아 2루에 송구, 2루타를 노리던 하임을 여유 있게 잡아냈다. 강력하고 정확한 송구로 시즌 세 번째 어시스트.

샌프란시스코 이정후가 28일 텍사스전에서 4회초 강력한 송구로 요나 하임을 2루에서 잡아내고 있다. AP연합뉴스

샌프란시스코 이정후가 28일 텍사스전에서 4회초 강력한 송구로 요나 하임을 2루에서 잡아내고 있다. AP연합뉴스

팀은 이날 끝내기 승리(3-2)를 거뒀다. 전날 경기에서는 2-2로 맞선 맞선 9회말 터진 패트릭 베일리의 우전 적시타로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따냈는데, 이날은 상대 실책이 동반된 행운의 황당 장면이 나오면서 승리를 맛봤다.

2-2 맞선 9회말, 선두타자 엘리엇 라모스의 빗맞은 내야 땅볼을 잡은 투수 루크 잭슨이 1루 악송구를 범했다. 내야 땅볼을 친 라모스는 2루를 돌아 3루까지 내달렸고, 1루수 제이크 버거의 3루 송구마저 벗어나 라모스는 슬라이딩 하며 홈을 터치해 끝내기 승리를 완성했다.

2개의 실책이 겹치면서 타자가 홈으로 들어오는 이른바 ‘리틀리그 홈런’으로 경기가 끝난 것이다. 황당한 상황으로 끝내기가 나오자 이정후를 비롯해 샌프란시스코 선수들은 웃음을 참지 못하면서 홈으로 들어온 라모스를 반겼다. 샌프란시스코는 시즌 5번째 끝내기 승리를 거두며 안방 뒷심을 자랑했다.

샌프란시스코 엘리엇 라모스가 28일 텍사스전에서 9회말 내야 안타 이후 상대의 잇단 실책으로 홈으로 들어오며 슬라이딩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샌프란시스코 엘리엇 라모스가 28일 텍사스전에서 9회말 내야 안타 이후 상대의 잇단 실책으로 홈으로 들어오며 슬라이딩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경기 후 밥 멜빈 감독은 현지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빅리그에서 22년 지도자 생활 중 이런 끝내기 승리는 처음”이라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면 행운도 따라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경기”라고 말했다. 빅리그 감독 28년 경력의 패장 브루스 보치 텍사스 감독도 “감독 역사상 본 가장 놀라운 결말의 마지막 플레이가 거기 있었다.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씁쓸해했다.

라모스가 친 타구는 비거리 61㎝에 불과한 그야말로 빗맞은 타구였다. 그러나 투수와 야수의 송구 실책이 이어지면서 비거리 100m 이상을 친 홈런과 같은 결과가 나왔다. 샌프란시스코 마무리 잭슨은 공 1개를 던지고 1실점 비자책 패전 투수라는 이색 기록만 남기게 됐다.

샌프란시스코 선수들이 28일 텍사스전에서 9회말 끝내기 승리를 거둔 뒤 결승 득점을 한 라모스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샌프란시스코 선수들이 28일 텍사스전에서 9회말 끝내기 승리를 거둔 뒤 결승 득점을 한 라모스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연승을 거둔 샌프란시스코는 19승10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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