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유튜버 공포심 속 집단소송 움직임
복제폰·보이스피싱 등 2차 피해 우려

SK텔레콤 유심 무상 교체 이틀째인 29일 서울 종로구의 한 SKT 매장 입구에 유심 소진을 알리는 문구가 붙어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SK텔레콤의 해킹 사고에 대한 공포증이 확산되며 집단 소송 움직임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개그맨 박성광은 2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미치겠다”며 유심보호서비스 신청 대기 화면을 공유했다. 해당 대기 화면에 따르면 대기인원 수는 무려 47만여 명이었고 대기 시간은 132시간이 넘었다.
그는 지난 29일에도 SNS에 유심 교체를 위해 줄을 서 있는 사진을 공유하며 “20년 충성 고객인 나에게 왜 그러냐”며 한탄하기도 했다.
한혜연 또한 SK텔레콤 유심 무료 교체 서비스를 신청한 장면을 캡처했다. 해당 대기 인원 또한 13만여 명에 달했다. 그는 “아예 온라인도 예약 대기”라며 불안한 마음을 내비쳤다.
박성광과 한혜연의 이러한 반응은 SK텔레콤 가입자들의 불안감을 대변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IT 전문 유튜버들 또한 SK텔레콤 해킹 사태를 발 빠르게 다뤘다. 유튜버 잇섭은 지난 28일 공개한 영상에서 “유심보호서비스 가입하고 피해가 발생하면 100% 책임진다는 것인데, 애초에 처음부터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니냐”며 “대리점 갈 시간이 안 된다면 유심보호서비스에 일단 가입하고 나중에 유심을 꼭 교체하는 걸 추천한다”고 했다.

가입자 유심(USIM) 정보를 탈취당한 SK텔레콤이 유심 무료교체 서비스를 시작한 지 이틀째인 29일 서울 시내 한 SKT 대리점에 ‘SK텔레콤은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쓰여져 있다. 연합뉴스
유튜버 테크몽 또한 지난 27일 올린 영상에서 “유심 인증키처럼 결제와 인증을 할 때 진짜 중요한 크리티컬한 개인정보가 털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문제”라며 KT와 유플러스가 겪었던 생년월일과 이름 같은 단순 개인정보가 해킹된 피해와는 다르다는 것을 강조했다. 집 주소가 해킹된 것이 아닌 자신의 집 현관문 도어락이 해킹됐다는 비유를 했다.
SK텔레콤의 미숙한 대처와 맞불려 이번 해킹 사태에 대한 집단 소송 움직임도 일고 있다.
‘SK텔레콤 개인정보유출 집단소송카페’는 29일 낮 1시 기준 약 4만6000여 명의 회원이 가입해 공동 대응을 예고했다.
이들은 ‘우리의 개인정보, 우리가 지킨다’는 구호 아래 “유심 정보는 단순한 통신 정보가 아닌 복제폰 개통, 보이스 피싱, 금융 사기 등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개인정보 침해”라며 “피해자들이 함께 모여 정보를 공유하고 집단소송으로 권리를 되찾기 위한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에 대한 집단 소송을 공지하는 이돈호 변호사. 본인 유튜브 계정
직접 행동에 나선 법조인들도 있다.
노바법률사무소 이돈호 변호사는 지난 2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영상에서 “SKT 가입자인데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며 “요금이 연체되면 불이익 받을 수 있다면서 연락이 수없이 오는데 그 상담원들 다 뭐하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송 청구 가액은 현재 고민 중”이라며 “소송을 제기한다면 조정 합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SK텔리콤이)소송하는 사람들에게만 배상해줄 가능성이 높고 소송 안 하는 분들은 포인트로 지급할 것이 예상된다. 최선을 다 하겠다”고 했다.
법무법인 부유 부지석·송제경·육성호 변호사 또한 같은 대응에 나섰다.
부유는 “최근 발생한 SK텔레콤 유심 해킹으로 인한 정보유출 사고와 관련해 피해를 입으신 분들을 대상으로 단체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며 “변호사들이 직접 끝까지 책임지고 사건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해당 링크를 공유하며 “대한민국에서 25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SK텔레콤의 어이없는 뻔뻔함. 반드시 승리하는 싸움에 꼭 참여해 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