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를로스 안첼로티. 게티이미지
이탈리아 출신의 명장인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66)이 스페인 명문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 삼바 축구의 지휘봉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29일 레알 마드리드의 안첼로티 감독이 6월 브라질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인 파브리치오 로마노 역시 이날 SNS에 “안첼로티 감독과 브라질축구협회가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을 목표로 대표팀 감독직에 대한 원칙적인 합의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안첼로티 감독은 이탈리아 축구의 전설인 아리고 사키 감독의 계보를 잇는 명장이다. 그는 현역에서 은퇴한 직후 이탈리아 축구대표팀에서 사키 감독을 보좌하는 수석코치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해 AC레지아나, 파르마AC, 유벤투스, AC밀란(이상 이탈리아), 첼시(잉글랜드), 파리 생제르맹(프랑스), 레알 마드리드, 나폴리(이탈리아), 에버턴(잉글랜드) 등의 명문을 이끌었다. 유럽 최고의 무대로 불리는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횟수만 역대 최다인 5번이다.
안첼로티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에 두 차례 부임할 정도로 깊은 인연을 자랑했지만 2024~2025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탈락하고 코파 델 레이 결승전에서 숙적인 바르셀로나에서 패배하면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됐다. 안첼로티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와 계약 기간이 1년 남았지만 큰 문제 없이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축구협회 역시 새로운 지도자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브라질은 세계 최강이라는 명성과 달리 2002 한·일월드컵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이후 5번의 월드컵에서 우승과 거리가 멀었다. 브라질은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에서 탈락한 뒤에는 공개적으로 안첼로티 감독의 영입에 공을 들였지만, 안첼로티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와 2026년까지 재계약하면서 방향을 잃었다. 내리막이었던 브라질은 북중미 월드컵 남미예선에서 4위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 3월 아르헨티나에 1-4로 대패하면서 도리바우 주니오르 감독이 경질됐고, 간절히 바랐던 안첼로티 감독과 협상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안첼로티 감독이 브라질에 공식 부임한다면 역대 4번째 외국인 감독이자 2번째 유럽 출신 감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은 1925년 우루과이 출신 라몬 플라테로 감독, 1944년 포르투갈 출신 호레카 감독, 1965년 아르헨티나 출신 필포 누녜스 감독이 과거 외국인 지도자로 이름을 올렸다. 안첼로티 감독의 데뷔 무대로는 6월 북중미 월드컵 남미예선이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