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 이모씨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
이승기, 처가와 관계단절 선언 반응은 싸늘
팬들도 주변인도 만류한 결혼, 이미지 타격

가수 이승기와 배우 이다인 부부. 경향신문 자료사진
가수 겸 배우 이승기가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자신의 장인이자 배우 견미리의 남편 이모씨가 또 다시 주가조작 혐의에 연루돼 구속되면서다.
이승기는 29일 입장을 내고 “장인어른에게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위법 사항에 대해 파기환송심에서 벌금형이 선고됐으나 최근 유사한 위법 행위로 인해 다시 수사기관에 기소된 상황”이라며 “장인어른의 부정 행위에 대해 참담한 삼정을 가눌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반드시 합당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저의 섣부른 판단으로 고통 받으셨을 피해자분들의 심정을 통감하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저희 부부는 오랜 고민 끝 처가와의 관계를 단절하고자 한다”고 했다.
불과 하루 전 자신의 앨범 ‘정리’를 홍보하기에 열을 올렸던 이승기가 급히 사과문을 낸 배경은 자신의 장인 이모씨가 지난 28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다.
법조계에 따르면 박찬석 서울남부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8일 이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증거를 인멸한 염려가 있다”며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씨는 2개 상장사에 대해 시세조종 주문을 하거나 풍문을 유포하는 등의 방법으로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다. 또 한국거래소 관계자에 대한 청탁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하고 청탁이 이행될 경우 추가로 거행을 받기로 한 혐의도 있다.

이승기와 이다인의 공개 열애 사실이 알려지자 이를 반대하는 팬들의 트럭 시위. 온라인 커뮤니티
이승기는 2021년 5월 견미리 딸 이다인과의 열애를 인정할 때 당시부터 팬들이 거센 반발을 일으켰다. 이 또한 장인의 견미리의 주가조작 혐의와 관련이 있다.
이모씨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한 코스닥 상장사를 운영하며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유상증자로 받은 주식을 매각해 수십억원의 차익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고 2018년 1심에서 징역 4년을 받았고 이듬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팬들은 이씨의 범죄 혐의 때문에 이승기의 이미지에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했고 당시 소속사 앞에 트럭시위를 진행하는 등 조직적인 행보를 보였다.
이다인은 견미리와 함께 사는 서울 한남동 자택을 공개하며 자신의 부를 자랑하고 견미리 또한 과거 다단계 사기 의혹에 연루되는 등 이들 집안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던 차였다.
이승기는 팬들과 주변인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2023년 이다인과 결혼해 지난해 2월 딸을 낳았다. 이승기는 이다인과의 열애와 결혼을 말리는 주변인과 관계자들에게 항상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승기의 가벼운 ‘입’도 자신의 비판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낳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승기는 2022년 12월 전 소속사와의 분쟁과 관련해 입장을 내고 “밀린 돈 때문에 아니라 누군가 흘린 땀의 가치가 누군가의 욕심에 부당하게 쓰여서는 안 된다는 것 때문”이라며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했다.

한남동에 위치한 견미리 자택과 관련한 방송. 채널A 방송 화면
하지만 정작 자신의 처가가 주가조작 등의 논란에 휘말리자 이승기는 2023년 4월 이와 관련한 보도를 한 기자의 실명 등을 언급하며 “이모씨가 주가조작으로 피해자를 양산했다는 것은 명백한 오보”라며 “제 가까운 지인들조차 ‘너의 이미지를 생각하라’고 이별을 권했다. 제 아내가 부모님을 선택한 건 아닌데 어떻게 부모님 이슈로 헤어지자고 말할 수 있겠냐”고 적었다.
이승기의 이와 같은 항변과 달리 이모씨는 결국 지난해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로 항소심이 파기됐다. 이모씨가 무죄가 아닌 혐의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이승기 소속사 빅플래닛메이드엔터는 지난해 6월 입장을 내고 “이승기를 위해 가족만은 건드리지 말아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이번 사안은 이승기가 결혼하기 전의 일들이며 가족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
이승기는 지난해 11월 영화 ‘대가족’ 제작보고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처가와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과거 어떤 나의 발언이 ‘가족은 잘못이 없다’는 오해를 불러 일으킨 것 같다”며 “제 처가 쪽 일은 처가 쪽 일이고 저는 엄연히 결혼한 이후 처가 쪽과 독립된 가정을 이룬 상태”라고 했다.
결국 장인 이모씨가 또 다시 비슷한 범죄 혐의로 구속되자 이승기가의 앞선 주장은 완전히 힘을 잃은 상태다.
여파로 이승기가 2023년 4월 당시 올렸던 글에 한 누리꾼이 달았던 댓글이 다시 한번 회자되고 있다.
이 누리꾼은 “자식은 부모를 선택할 수 없다고 하는데 내가 부모를 선택할 순 없지만 적어도 부끄러움은 알아야 한다. 그런 부끄러움 조차 없이 그동안 잘 살지 않았나”라며 “부당하게 편취한 부로 잘 먹고 잘살고 자랑질도 열심히 해왔지 않냐”고 했다. 이 글은 다시 한 번 1000건이 넘는 추천 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