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써놓고 굳이···정관장, 왜 또 유도훈 감독 손을 잡았나

입력 : 2025.04.29 16:41 수정 : 2025.04.29 17:27
유도훈 정관장 신임 감독 | 정관장 제공

유도훈 정관장 신임 감독 | 정관장 제공

법적 다툼 속에 코트를 떠났던 유도훈 감독(58)이 복귀한다. 17년 만에 안양으로 돌아간다.

프로농구 안양 정관장은 29일 “정규리그 통산 403승을 올린 유도훈 감독과 3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올시즌 최하위로 출발하고도 6강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하는 기적을 쓴 정관장은 4강 플레이오프 진출에는 실패하자 지난 28일 김상식 감독과 결별했다. 그리고 불과 하루 만에 새 사령탑을 영입 발표했다. 전신인 KT&G 시절 함께 했던 유도훈 감독에게 17년 만에 다시 지휘봉을 맡긴다.

정관장은 “유 감독은 최근 몽골 프로리그의 인스트럭터로 활동하며 현지에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유망주를 성장시키는 데 강점이 있다”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전희철 SK 감독, 조상현 LG 감독이 정규리그 1·2위에 오르는 등 젊은 감독들이 주류가 된 남자프로농구에서 정관장은 ‘역행’을 선택했다. 전 소속 팀에서 해임 과정은 더욱 시선을 끈다.

대구 한국가스공사 사령탑이던 유 감독은 2023년 ‘용산고 카르텔’ 파문 속에 계약 해지돼 코트를 떠나 있었다. 용산고는 남자농구의 유명한 ‘라인’이다. 당시 한국가스공사의 인적 구성이 신선우 총감독을 비롯해 이민형 단장, 유 감독 등이 모두 용산고 동문이었다. 한국가스공사가 성적 부진과 선수단 신뢰 관계 상실 등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면서 농구계의 오랜 논란이었던 용산고 인맥이 파문으로 번졌다.

유 감독은 한국가스공사가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반박하면서 민사소송을 걸어 승소했다. 그리고 다시 정관장의 지휘봉을 잡고 복귀한다.

유 감독은 2007년 KT&G에서 프로팀 감독으로 데뷔해 4강 플레이오프(PO) 진출을 이끈 뒤 2008년 9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2010년 인천 전자랜드(대구 한국가스공사)를 맡아 2023년까지 사령탑으로 활동해왔다. 그는 코로나19로 조기 중단된 시즌을 제외하면 15시즌간 12번의 PO 무대를 경험한 베테랑 지도자다.

정관장은 최근 FA 이적 등으로 전력 누수가 심해 정상권에서 바닥으로 내려왔다. 경험 많은 유도훈 감독을 통해 팀을 다시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로 옛 사령탑을 다시 선임했다.

그러나 논란의 사령탑을 굳이 다시 끌어안았다. 법원은 1심에서 ‘용산고 카르텔 증거가 없다’는 취지로 유도훈 감독의 손을 들어줬으나 한국가스공사가 항소해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법적 다툼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정관장은 유도훈 감독의 손을 잡았다.

유 감독은 “감독으로 데뷔했던 안양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도전하겠다”면서 “안양 팬덤의 눈높이에 맞는 팀 성적과 과정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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