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 등 초반 낯가림 끝내고 6G서 4승 안정 궤도…네일 성공 비결 스위퍼 전수받는 등 적극적 적응 노력까지
두 외인 등판경기서 팀 11승…KIA ‘암흑의 봄’ 버틴 원동력 ‘바람직한 외인 원투펀치’ 디펜딩 챔프 반등 엔진

KIA 애덤 올러가 지난 26일 광주 LG전에서 아웃카운트를 잡은 뒤 포효하고 있다. 올러가 활약하면서 KIA는 2년차인 에이스 제임스 네일(작은 사진)과 함께 드디어 외인 원투펀치를 얻었다. KIA 타이거즈 제공
KIA는 한동안 ‘외국인 에이스’에 목말라 있었다.
이 갈증을 시원하게 날려준 선수가 제임스 네일(32)이다. 지난해 KBO리그에 데뷔한 네일은 26경기(149.1이닝) 12승5패 평균자책 2.53으로 최정상급 활약을 펼쳤다. KIA에서 ‘10승 외국인 투수’가 나온 것은 2020년 11승씩 올린 에런 브룩스와 드류 가뇽 이후 4년만이다.
그러나 KIA는 통합우승을 차지한 지난 시즌에도 외국인 ‘원투펀치’를 갖추진 못했다. 1선발로 계약한 윌 크로우가 8경기 만에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했고, 대신 영입한 캠 알드레드나 에릭 라우어도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남겼다. 이런 KIA도 올해는 강력한 외국인 듀오의 ‘덕’을 보는 모양새다.
올시즌도 KIA의 에이스는 단연 네일이다. 네일은 현재까지 7경기(42.2이닝) 2승 평균자책 1.05를 기록했다. 7경기 중 5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달성한 네일은 평균자책 부문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네일은 2승밖에 챙기지 못했지만, KIA는 네일이 등판한 경기에서 6승1패를 거뒀다. 이 중 4승은 2점 차 이내에서 승부가 갈렸다. 김도영 등 주축 타자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득점 지원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네일은 자신의 힘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네일과 짝을 이루는 애덤 올러(31)도 KBO리그 적응을 매우 일찍 마치고 위력적인 공을 던지고 있다.
올러는 시속 150㎞ 빠른 공과 함께 슬라이더와 커브의 중간 형태라고 할 수 있는 슬러브로 타자들의 방망이를 현혹한다. 앞서 26일 광주 LG전에서는 직구(28개)보다 슬러브(30개)를 많이 던지면서 7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올러는 6경기에서 36이닝을 던져 4승1패 평균자책 3.50을 기록 중이다.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이나 타자들의 끈질긴 커트 등 KBO리그의 새로운 환경에 고전하기도 했지만, 매 경기 최소 5이닝 이상 던지며 쉽게 무너지지 않았고 이젠 완전히 적응을 끝낸 모습이다. 올러가 던진 경기 6경기에서 KIA는 5승1패를 했다.
KIA는 외국인 투수 2명이 선발 등판한 경기에서 11승2패의 빼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 KIA가 부상이란 암초에도 좌초하지 않을 수 있던 가장 큰 원동력이다.
특히 올러는 지난해 KBO리그에서 큰 성공을 거둔 네일의 ‘스위퍼’까지 배우려는 적극성까지 보인다. 올러는 “슬러브가 가장 자신 있는 구종이긴 하지만, 네일에게 스위퍼에 대한 조언도 받고 있다”며 “네일 만큼은 못 던지겠지만 네일의 반만이라도 쫓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올시즌 예상과 정반대로 밑바닥에서 출발한 KIA는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면서 차츰 제모습을 찾아가려 반등세를 타고 있다. 최악의 4월을 지나온 KIA를 지탱한 힘이 네일과 올러의 흔들림 없는 투구였다. 네일과 올러가 꾸준히 발을 맞춰준다면 KIA가 다시 본색을 드러내고 리그 판도를 흔들어놓을 가능성은 아주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