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 순위에서 떠오른 삼성의 또다른 ‘작은 거인’ 김성윤 “시련의 시간 겪고 난 뒤 일부러 더 웃어요”

입력 : 2025.04.30 11:56
삼성 김성윤이 29일 인천 SSG전을 마치고 인터뷰하고 있다. 인천 | 김하진 기자

삼성 김성윤이 29일 인천 SSG전을 마치고 인터뷰하고 있다. 인천 | 김하진 기자

최근 타격 순위에서 새롭게 떠오른 이름이 있다. 바로 삼성 외야수 김성윤(26)이다.

김성윤은 29일 현재 타율 부문에서 0.373으로 롯데 전민재(0.387)에 이어 리그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팀의 연승에 보탬이 됐다.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의 원정 경기에서 2번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9회 쐐타를 치는 등 5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8회에는 결승 득점을 올렸다. 1-1로 맞선 8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김성윤은 노경은을 상대로 좌중간 2루타를 쳤다. 이어 구자욱의 우전 안타, 르윈 디아즈의 자동 고의4구 등으로 만루 찬스가 만들어졌다. 이어 김영웅 타석 때 노경은이 폭투를 저질렀고 그 사이 김성윤이 홈을 파고 들었다. 팽팽했던 1-1의 긴장감이 깨졌고 삼성은 2-1로 앞섰다.

9회에는 2사 3루에서 SSG 5번째 투수 한두솔의 3구째 직구를 받아쳐 3-1로 더 달아나는 점수를 뽑아냈다.

수비에서도 김성윤은 갑작스럽게 생긴 공백을 잘 메웠다. 이날 중견수로 나선 김지찬이 1회 한 타석만 소화한 뒤 햄스트링에 불편함을 느껴 교체됐다. 김성윤이 중견수로 옮겨서 외야를 지켰다.

덕분에 삼성은 2015년 9월 17일 대구 SK전부터 9월 24일 수원 KT전까지 6연승을 기록한 이후 3505일만에 6연승을 달성했다. 왕조 시절 끝자락 달성했던 연승 기록을 올해에도 올린 것에 의미가 있었다.

경기 후 김성윤은 “김지찬이 좋은 상태로 경기에 복귀했으면 좋겠다”며 가장 먼저 김지찬을 걱정했다.

그러면서 “SSG 선발 미치 화이트의 공이 좋아서 고전했는데 후반 가면 갈수록 우리 팀 전체적으로 집중력이 살아나면서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라며 “이진영 타격 코치님이 항상 좋은 조언을 해주셔서 타석에 들어가서 어떻게 투수를 상대해야하는지도 계획을 잘 정립해주신다. 덕분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돌이켜봤다.

삼성 김성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김성윤. 삼성 라이온즈 제공

2017년 입단한 김성윤은 야구 실력보다는 그의 신장이 더 주목을 받았다. 163㎝의 키로 최단신 선수로 꼽혔다. 김지찬이 2020년 입단하기 전까지 그가 최단신이었다.

그러다 김성윤은 2023년 101경기 타율 0.314 2홈런 28타점 등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그 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엔트리에도 포함돼 대표팀의 금메달에 힘을 보탰다. 이제 야구 인생의 탄탄 대로가 열리는 것 같았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시련이 닥쳤다. 내야수였던 김지찬이 외야수로 보직 전환을 했고 중견수는 김지찬의 차지가 됐다. 김성윤은 지난해 부상과 부진으로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다. 1군에서 뛴 경기가 32경기로 확 줄었다. 타율도 0.243으로 낮아졌다.

게다가 삼성의 외야 경쟁은 너무나 빡빡했다. 주장 구자욱과 김지찬 등이 자리를 차지한 가운데 한 자리를 두고 경쟁을 해야했던 처지였다. 김성윤은 이런 경쟁 구도 속에서도 자신의 기량을 선보였고 기회를 잡았다.

김성윤은 “좋은 기량을 야구장에서 보여주는 선수들이 경기를 뛰는 것이더라. 스스로 경쟁이라는 생각에 너무 깊게 빠져들면 될 것도 안 되더라”며 “그래서 좀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더 즐겁게 임하려고 했다. 원래 그런 성격은 아니지만 웃고 떠들려고 노력하고, 이상한 농담 같은 것도 하려고 했다. 그러다보니 야구가 좀 풀렸다”고 돌이켜봤다. 또한 “형들이나 선배님들의 좋은 조언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도움이 많이 되고 있다”며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김성윤은 “실패를 통해서 내가 나아가야할 방향성도 찾게 되고, 그게 원동력이 되더라”며 “왜 실패를 했는지 복기를 하면서 다시 그런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나에 대해서 연구도 많이 하고 경기에 대해서도 연구를 많이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나의 마인드셋이란게 자리를 잡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야구는 실패가 많은 스포츠 아닌가. 10번 중에 세번 치면 3할치는 좋은 타자라고 하는데 대신 7번은 실패를 하는 것이지 않나. 그 실패를 통해서 야구를 배우기도 하고 인생에 대해서 배우기도 하는 것”이라고 했다.

현재 삼성의 팀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좋다. 덕분에 김성윤도 마음껏 기량을 펼칠 수가 있다. 그는 “감독님, 코칭스태프들도 그렇고 선배들이 팀이 다 활기차게 할 수 있도록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주셔서 그게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며 “어린 친구들이 경기에 많이 나가는데 위축되지 않도록 다 응원해주시고 벤치에서도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다보니까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2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전에서 기뻐하는 삼성 김성윤. 삼성 라이온즈 제공

2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전에서 기뻐하는 삼성 김성윤. 삼성 라이온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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