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절정 한화 이끄는 ‘꿈의 마운드’

한화 폰세, 와이스, 류현진, 문동주, 엄상백(위부터). 그래픽 이은진 기자 | 사진 연합뉴스·한화 이글스 제공
폰세부터 엄상백까지 유일한 5인 로테이션
최근 18경기 16승에 평자 2.11 압도적 1위
마무리 김서현 자리 잡으며 불펜까지 탄탄
프로야구는 매시즌 3월 어느 날까지 꿈의 시간을 보낸다. 최근에는 구단 중심으로 세이버매트릭스를 활용해 목표 승수를 뽑아낸다. 감독 중심의 현장 스태프는 선수단 경기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는 부문별 시나리오를 구상한다. 선수들 또한 나름의 개인 목표를 세운다. 가끔은 투수들의 시즌 목표 승수를 합산하다 보면 100승이 훌쩍 넘는 일도 생긴다. 팬들도 예외는 아니다. 대부분 지난해보다 나은 시즌을 기대한다.
개막 이전이 꿈 꾸는 시간이라면, 개막 이후는 현실이다. 이상과 현실의 차이가 어느 정도냐에 따라 해당팀 레이스도 달라진다. 팀별로 부상과 부진 등 계산 밖 변수 정도에 따라 전망 대비 판도도 흔들리게 된다.
올해 페넌트레이스의 ‘기승전결’이 ‘기’에서 ‘승’으로 넘어가려는 5월로 접어들면서는 한화가 가장 주목받고 있다. 개막 이후 한동안 바닥권을 맴돌았지만 어느새 선두 싸움을 할 만큼 달라졌다.
공수주 가릴 것 없이 여러 부문의 시너지 효과가 경기력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핵심 동력은 역시 선발진이다. 한화 선발진은 적어도 지금까지는 ‘이상과 현실’이 오차 없이 함께 가고 있다. 선발진만은 벤치에서 당초 그려놨던 구조와 같거나 오히려 그 이상으로 단단해져 있다.
한화는 올해 개막 이후 선발 등판 이력 선수가 5명뿐인 유일한 팀이다. 류현진이 6일 대전 삼성전 등판으로 8번째 선발 마운드에 오른 가운데 폰세(8회), 와이스(8회), 문동주(8회), 엄상백(8회) 등 개막 선발 5인으로 시즌을 끌고 가고 있다. 5월을 맞으며 이어진 9연전 변수로 6선발 카드가 검토되기도 했지만 우천 취소 경기가 나와 추가 선발 자원 필요성도 사라졌다.
한화를 제외하면 기존 5인 선발진에 변수가 생기지 않은 팀이 없다. 개막 이후 독주하다 최근 주춤하며 한화와 선두 싸움 하는 LG는 에르난데스 부상 공백을 기점으로 대체 카드들이 나왔다. 한 차례라도 선발 등판한 투수가 8명에 이르고 있다. 육성 이슈까지 고려하는 키움은 선발 등판 이력 선수가 9명이나 된다. 삼성(8명), NC(8명), 롯데(7명), 두산(6명), KIA(6명), SSG(6명), KT(6명) 등이 크고 작은 사정으로 베스트 선발 5인에서 추가 자원을 기용했다.
한화가 최근 급상승세를 탄 것은 선발 5인의 건강한 신체 덕분만은 아니다. 선발 5인의 경기력이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화 선발 투수들의 평균 자책은 6일 현재 3.13으로 KT(2.92)에 이어 2위다. 그러나 최근 18경기에서 16승2패를 올리는 동안에는 선발 평균자책이 2.11로 압도적 1위다. 이 기간 선발 WHIP 0.96에 피안타율 0.196이라는 거짓말 같은 세부 지표도 쓰고 있다.
최근 경기들만 보면 한화 마운드에는 초특급 에이스가 연일 선발 등판하는 것과 다름 없는 기록이 이어지고 있던 셈이다. 참고로 한화의 ‘리빙 레전드’ 류현진이 16승4패 평균자책 1.82를 기록하며 리그를 지배하던 2010년 WHIP는 1.01, 피안타율은 0.220이었다.
최근 한화를 만나는 팀이 전략 수립 과정에서부터 답답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한화 불펜에도 빈틈이 줄고 있다는 점이다.
마무리로 김서현이 자리 잡은 이후 경기 양상에 따른 불펜진의 견고한 질서가 생겼다. 최근 18경기 기준으로 불펜 평균자책이 1.69에 불과하다. 이 또한 이 기간 1위다. 지금 한화는 계산이 되는 야구를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