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파적인 디렉터스뷰

‘신병 3’ 감독과 작가 “박민석이 주인공인데, 박민석 이야기가 아니라고요?”

입력 : 2025.05.07 12:00 수정 : 2025.05.07 13:37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신병 3’의 민진기 감독. 사진 스튜디오 지니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신병 3’의 민진기 감독. 사진 스튜디오 지니

‘띠동갑’의 기준이 되는 12년. 민진기 감독에게는 여전히 ‘군텐츠(군대+콘텐츠)’였다. 2013년 tvN의 ‘푸른거탑’ 시리즈를 통해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민 감독은 2022년 시작된 ‘신병’ 시리즈를 통해 또 한 번의 ‘밀리터리 코미디’의 금자탑을 쌓아나가고 있다.

특히 이번 세 번째 시즌은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의 창작자 장삐쭈 작가의 영향력을 벗어나 드라마 오리지널 스토리로 꾸리며 시리즈의 롱런 초석을 닦아야 하는 시즌이었다. 그는 윤기영 작가를 비롯한 여러 작가들이 붙는 ‘집단창작 시스템’을 도입했다. 결국 시즌 4의 제작이 확정되고, 민 감독의 수는 적중했다.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신병 3’의 윤기영 작가. 사진 스튜디오 지니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신병 3’의 윤기영 작가. 사진 스튜디오 지니

■ 쟁점 1. ‘박민석’ 없는 ‘신병’?

2022년 당시 OTT 시즌의 오리지널 시리즈로 시작한 ‘신병’은 사단장이 아버지인 ‘군수저’ 박민석(김민호)이 입대 후 신화부대로 오면서 벌어지는 군대 내 활극을 다뤘다. 그의 좌충우돌 군대 적응기가 극의 중심이었다. 하지만 그도 벌써 일병. 이번 시즌 박민석의 존재감은 슬그머니 줄었다.

“이번 시즌 역시 박민석의 시점에서 시작합니다. 기본적으로 ‘신병’은 주인공인 박미석을 따라가는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이 어떤 역할이나 서사를 하지 않아도, 그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죠. 이번 시즌은 캐릭터가 늘어나면서 어쩔 수 없이 박민석이 받쳐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배우 김민호는 현장에서 기꺼이 그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민진기 감독)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신병 3’의 한 장면. 사진 스튜디오 지니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신병 3’의 한 장면. 사진 스튜디오 지니

시즌 3는 새로운 캐릭터가 대거 합류했으며, 이들이 서사의 중심이 됐다. 김지석이 연기한 오승윤의 뒤를 이어 등장한 중대장 조백호 역에 오대환 그리고 신병으로 전세계(김동준), 문빛나리(김요한) 두 명이 추가됐다. 조백호 중대장은 극 말미 사병들을 영창의 위기에서 건져내고, 신병들 역시 각자의 눈물겨운 적응기를 거친다.

“시즌 3의 방향성은 ‘군대 시트콤’이었습니다. 그래서 두 신병과 새 중대장 그리고 시즌 2에 나왔던 박민주 중사(이수지)를 고정 출연시켰습니다. 이들을 통해 ‘신병’이 단순 병영 드라마가 아니 확장성과 연속성을 가지는 시리즈로 만들려 했어요. 너무 군대 이야기가 되지 않나 싶어 여성작가도 영입해 로맨스를 보강했습니다.” (민진기 감독)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신병 3’의 한 장면. 사진 스튜디오 지니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신병 3’의 한 장면. 사진 스튜디오 지니

■ 쟁점 3. ‘신병 3’의 빌런은 누구?

‘신병’ 시리즈는 여느 군대에서의 모습이 그렇듯, 빌런의 존재도 중요했다. 시즌 1에서는 실제 중범죄를 저질렀던 성윤모(김현규)와 함께 패악질을 서슴지 않던 강찬석(이정현)의 존재도 있었다. 시즌 2에서는 오승윤 중대장 역 김지석이 ‘FM 중대장’의 면모를 보이며 사병들과 갈등했다.

“성윤모는 등장 자체가 시즌 3의 긴장감을 주는 요소였습니다. 실제 범죄를 저질러 영창을 가는 상황이었으니까요. ‘나쁜 놈’의 원대복귀가 증거불충분으로 이뤄지는 것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과연 감정선이 용납될지 의문은 있었어요. 이 친구가 바로 착해지는 게 아니라 뒤 대본을 보면서 서서히 연기에 녹아드는 모습을 보며 시청자를 설득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민진기 감독)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신병 3’의 민진기 감독. 사진 스튜디오 지니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신병 3’의 민진기 감독. 사진 스튜디오 지니

실제 ‘신병 3’는 후반부 공황장애를 앓는 문빛나리의 모습과 어머니의 병환 때문에 외출이 필요했던 전세계와 이를 이용하는 대대장의 전횡이 갈등의 축이었다. 결국 대대장의 지시를 듣지 않은 중대장이 항명죄로 징계위원회에 가고, 간부로서 사병을 감싸는 훈훈한 모습으로 마무리된다.

“개인적으로 빌런을 등장시키는 것이, 우리가 정극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오래된 느낌을 줄 수 있다고 봤어요. 물론 다른 정극에는 필요하지만, 저희는 상황에 따라 불편함을 드리지 않나 생각했거든요. 몰입하고 보시지만 그렇게 극이 나쁘게 그려지지 않는 부분이 좋다고 하시는 분이 많았어요. 코미디고 즐겁게 웃고 울고 보시며, 다음 시즌을 기다리시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죠.”(민진기 감독)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신병 3’의 한 장면. 사진 스튜디오 지니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신병 3’의 한 장면. 사진 스튜디오 지니

■ 쟁점 3. 결국 ‘군텐츠’인 이유

민진기 감독은 이번 시즌 메인 작가로 ‘개그콘서트’ 등에서 기량을 쌓은 윤기영 작가를 골랐다. 민 감독은 스스로 의무소방이라 실제 군대 안 이야기의 디테일에 다소 약했지만, 실제 유조차 운전병이었던 윤 작가는 달랐기 때문이다. 윤 작가의 디테일한 설정은 실제 원작자인 장삐쭈 작가의 고마운 반응도 부를 수 있었다.

“군대는 고립되고 제한된 장소에서 한창 어린 나이의 친구들이 모여 지내는 공간이죠. 감정선이 투박하고 그 이야기들이 중심이 됩니다. 예전의 이야기를 되살릴 때, 시청자분들이 공감하는 부분을 뽑아내는 게 중요했어요. 역시 제한된 공간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뽑아내는 것이 ‘군텐츠’만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윤기영 작가)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신병 3’ 포스터. 사진 스튜디오 지니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신병 3’ 포스터. 사진 스튜디오 지니

‘신병’은 곧 극장판 제작도 들어가고, 해병대나 해군 그리고 공군처럼 육군이 아닌 다른 곳을 보여주는 번외편도 준비하고 있다. ‘푸른거탑’ 때와는 다른 또 다른 거대한 ‘군 세계관’은 민 감독을 통해서만 이뤄질 수 있을 것 같다. 그들은 벌써 시즌 4 준비에 착수했다.

“각자의 경험이 있는 대중이 있다는 게 시리즈의 가장 큰 매력이죠. 기억에 묻어둔 이야기를 파낼 수 있는 콘텐츠입니다. 그래서 코미디가 공감되면 타율이 높아지죠. 그리고 마냥 웃기는 걸로 끝낼 수 없는, 리얼리티가 있습니다. 군대가 진입장벽이 높아 창작자들이 들어오기 쉽지 않은데 누군가는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드라마를 통해 병영문화의 개선에도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민진기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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