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N 드라마 ‘이혼보험’에 전나래 역으로 출연한 배우 이다희. 사진 고스트스튜디오
초라한 종방이었다. 그래도 이다희의 존재감은 남았다.
tvN의 드라마 ‘이혼보험’이 tvN 드라마 2025년 ‘흑역사’에 한 페이지를 추가했다. 지난 6일 방송된 ‘이혼보험’의 마지막회 12회는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 코리아의 전국 유료가구 기준 집계(이하 동일기준)에서 1.1%를 기록했다.
이는 자체 최저기록이었던 11회 0.9%보다 0.2%포인트 높지만, 극의 초반에 비해서는 실망스러운 결과물이다. 첫 회 3.2%를 기록했던 드라마는 그게 전부였다. 갈수록 우하향하면서 결국 지난달 8일 4회에 1%대에 진입했고 11회 1%의 벽도 무너졌다.

tvN 드라마 ‘이혼보험’에 전나래 역으로 출연한 배우 이다희. 사진 고스트스튜디오
이 기록은 정해인이 주연을 맡은 2020년 tvN 드라마 ‘반의반’ 마지막회 1.2%에 이어 5년 만에 기록한 최저기록이다. 이상윤이 출연한 ‘멈추고 싶은 순간:어바웃 타임’에 이어서는 7년 만에 기록한 0%대 드라마가 됐다.
드라마는 보험회사의 혁신상품개발팀에서 이혼보험을 선보이며 벌어지는 과정을 다뤘다. 영화 ‘킬링 로맨스’의 이원석 감독 첫 드라마 연출작이었는데, 영화적 호흡에만 익숙해 드라마적으로 캐릭터를 단단하게 쌓는 일에 실패한 이 감독의 서사는 대중의 외면을 받았다.
게다가 보험회사의 작업들이 흔한 소재가 아니라 대중에게 어렵게 다가왔고, 그 반대급부로 급물살을 탄 이동욱과 이주빈의 러브라인은 그동안 많은 작품에서 봐왔던 러브라인의 기시감을 불렀다.

배우 이다희. 사진 스포츠경향DB
하지만 드라마가 하나 얻은 수확이 있다면 전나래 역의 이다희다. 그는 금융수학자로 손해보험 업체에서 특별자문을 하는 인물로 등장했다. 인간관계 역시 수학적 재단이 가능하다는 입장으로 팀에 접근했다.
이다희는 극 중 안전만 역 이광수와 로맨스를 그려내며 극의 다른 축을 잡았다. 이광수의 지금까지 이미지는 코믹 쪽에 가까웠지만, 이 연기를 멜로로 받아주는 이다희의 리액션에 서사에는 개연성이 부과됐다.
이다희 역시 메인 주인공은 아니었지만, 캐릭터의 외강내유 성격 그리고 안전만에게 녹아드는 모습을 설득력 있는 눈빛으로 선보였다. 대한민국 드라마에서 유례없는 ‘장신 커플’의 완성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tvN 드라마 ‘이혼보험’에 전나래 역으로 출연한 배우 이다희 주요 출연장면. 사진 tvN
이다희는 다양한 작품으로 경력을 쌓았지만, 최근에는 장르물과 예능 출연이 많았다. 티빙 ‘아일랜드’에서는 판타지 설정에서 운명의 굴레에 빠져드는 원미호 역을 연기했고, 넷플릭스 ‘Mr. 플랑크톤’에도 등장했다. 또한 한편에서는 넷플릭스 ‘솔로지옥’ 시리즈의 MC와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출연 등 예능에도 참여했다.
하지만 이번 로맨스를 계기로 그는 이광수와도 설렘을 풍겨낼 수 있다는 공력을 선보이며 향후 활동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그는 꼬마비 작가의 원작 드라마 ‘S라인’의 공개 역시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