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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뚤어져라, 늦봄 장식하는 ‘술의 전쟁’

입력 : 2025.05.08 14:02
tvN 새 월화극 ‘금주를 부탁해’ 포스터. 사진 tvN

tvN 새 월화극 ‘금주를 부탁해’ 포스터. 사진 tvN

늦봄, 영화와 드라마 등 K-콘텐츠는 ‘취해’있다. 술을 소재로 한 각종 콘텐츠들이 쏟아지며 산으로 강으로 떠나는 나들이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술을 소재로 한 각종 웹 예능이 사랑받는 상황에서, 술을 소재로 한 영화와 드라마의 공개도 임박해 기대를 모은다.

다음 달 3일 개봉하는 최윤진 감독 현장연출의 영화 ‘소주전쟁’은 술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배우 이제훈과 유해진이 호흡을 맞춘다. 9일부터 본격 홍보활동에도 돌입했다. 9일 오후 SBS 파워FM ‘12시엔 주현영’에 이제훈이 출연하는 것을 시작으로, 같은 날 저녁에는 개그맨 박명수의 유튜브 채널 ‘할명수’에 유해진과 이제훈, 손현주, 최영준이 출연한다.

tvN 새 월화극 ‘금주를 부탁해’에서 한금주 역을 맡은 배우 최수영 주요 출연장면. 사진 tvN

tvN 새 월화극 ‘금주를 부탁해’에서 한금주 역을 맡은 배우 최수영 주요 출연장면. 사진 tvN

‘소주전쟁’은 1997년 IMF 외환위기가 임박한 상황에서 소주회사가 곧 인생인 재무이사 종록(유해진)과 오로지 성과만을 추구하는 글로벌 투자사 직원 인범(이제훈)이 대한민국 국민소주의 운명을 걸고 맞서는 이야기다.

기업물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서민의 삶과 맞닿아있는 소주를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음주장면이 빠지지 않는다. 실제 공개된 스틸 이미지에서도 유해진과 이제훈은 초반 의기투합하는 장면에서 소주를 마시는 장면을 강조했다.

영화 ‘소주전쟁’ 포스터. 사진 쇼박스

영화 ‘소주전쟁’ 포스터. 사진 쇼박스

오는 12일 첫 방송 되는 tvN 새 월화극 ‘금주를 부탁해’ 역시 술이 중심이다. 지극히 상식적인 애주가라 자평하던 여자가 술을 증오하는 첫사랑과 재회하면서 사랑을 위해 인생 첫 금주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다뤘다.

영화 ‘김종욱 찾기’와 ‘부라더’ ‘정직한 후보’ 시리즈 등을 연출한 장유정 감독의 드라마 데뷔작으로 최수영과 공명, 김성령, 김상호, 조윤희 등이 출연한다. 최수영이 자동차 회사에 다니는 10년 차 정비사 한금주 역으로 여배우로는 이색적인 배역에 도전한다. 그는 퇴근 후 술자리에 빠지지 않는 애주가이기도 하다.

영화 ‘소주전쟁’의 한 장면. 사진 쇼박스

영화 ‘소주전쟁’의 한 장면. 사진 쇼박스

남성의 세계에서 살아남으려 애쓰다 알코올 중독이 의심될 정도로 술을 즐기는 상황이 된 주인공이 고향으로 돌아가 첫사랑을 만나고 금주에 도전하며 성장한다. 술을 매개로 인간의 치유를 이야기하는 작품으로 최근 ‘내가 죽기 일주일 전’, 넷플릭스 영화 ‘고백의 역사’ 등으로 전역 후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공명이 호흡을 맞춘다.

이러한 술 소재의 드라마는 그리 오랜 역사를 가지진 않았다. 술도가 등이 등장하는 작품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술을 먹는 행위나 제조에 대한 자세한 부분을 다루지 않았다. 위소영 작가가 쓴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이 인기를 끌면서 소재가 본격화됐고, 지난해 연말에는 ENA 드라마 ‘취하는 로맨스’가 등장해 주류회사의 치열한 영업전략과 제조과정의 노력을 조명하기도 했다.

지난해 방송된 ENA 드라마 ‘취하는 로맨스’ 포스터. 사진 스튜디오 지니

지난해 방송된 ENA 드라마 ‘취하는 로맨스’ 포스터. 사진 스튜디오 지니

술 소재 드라마의 성행은 그만큼 술이 방송에 가깝게 다가왔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과거 흡연장면과 더불어 청소년에 유해하다는 이유로 터부시돼 온 음주장면은 최근 OTT 등 심의에서 자유로운 플랫폼들이 늘어나고, 새로운 소재를 찾는 창작자들의 노력으로 발굴되기 시작했다.

실제 웹 예능에는 ‘신동엽의 짠한 형’, 이영지가 출연하는 ‘차린건 쥐뿔도 없지만’, 박나래의 ‘나래식’ 등 술을 포함하는 이른바 ‘술방’들이 등장해 유명인들의 소탈한 매력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또한 SBS PLUS·E채널 예능 ‘솔로라서’에서는 단아한 매력의 배우 이수경이 술을 많이 즐긴다는 사실을 언급하고 그에 걸맞은 일상을 공개해 화제가 됐다.

티빙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 2’ 포스터. 사진 티빙

티빙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 2’ 포스터. 사진 티빙

이러한 분위기에 대해 한 방송 관계자는 “술에 접근하는 분위기가 예전보다 유해졌고, 술이 주는 편안한 분위기와 매력 등이 시청자들이 술을 더욱 가깝게 느끼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짚기도 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는 술 자체가 목적이 되는 분위기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술이 일상에 가볍게 곁들이는 활력의 요소가 되면서 이를 고찰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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