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오석주. 연합뉴스
키움의 불펜이 또 한 번 난타당했다. 키움은 홈런 5개로 타선을 폭발시키고도 웃지 못했다.
키움은 지난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5-7로 졌다. 선발 투수 하영민이 6이닝 동안 삼진 8개를 잡으며 2자책점으로 퀄리티 스타트 호투를 펼쳤으나 불펜이 줄줄이 무너져내렸다.
이날 고척에는 온 야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전국적 호우로 인해 4개 경기가 우천 취소되며 돔 구장인 고척에서 ‘단독 콘서트’가 펼쳐졌다. 단독 1위로 치고 올라온 한화는 26년 만의 10연승을 노리고 있었다.
경기의 초반부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한화의 선발 투수 엄상백이 3.2이닝 동안 홈런 4개를 맞으며 4자책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키움 타자들은 펄펄 날았다. 1회 선두 타자 송성문이 엄상백의 초구를 타격해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2군에서 재정비를 마치고 오랜만에 1군에 올라온 이주형도 복귀전 첫 타석에서 솔로포를 터트렸다. 김태진과 야시엘 푸이그까지 4회 홈런으로 1점씩을 추가했다. 리그 최하위 키움이 최강팀 한화의 10연승을 저지하는 드라마가 펼쳐지는 듯했다.

키움 윤현. 연합뉴스
그러나 하영민이 6이닝을 채우고 마운드에서 내려오자마자 키움의 불펜은 와르르 무너져내렸다. 오석주가 3연속 안타를 맞으며 2실점 한 뒤 강판됐다. 윤현이 가까스로 7이닝을 마무리했으나 한화에게 4-4 동점을 허용한 뒤였다.
키움은 8회부터 마무리 투수 주승우를 올려 상황을 수습하려 했다. 직전 경기에서 KIA를 상대로 승리를 지켜낸 주승우이지만 멀티 이닝은 무리였다. 2·3루의 위기 상황에 마운드에 올라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내며 실점 없이 8회를 막았으나 9회 문현빈에게 결승 홈런을 맞고 말았다. 주승우는 결국 1.1이닝 동안 2실점 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키움은 이번 시즌 구원 평균자책이 6.26으로 리그에서 가장 낮다. 리그 평균인 4.66에도 한참 못 미친다. 선발 투수의 평균 이닝이 5이닝이 채 되지 않는 데다가 제구력이 약한 저연차 투수들이 허리를 맡으면서 경기 후반부로 갈수록 마운드가 줄줄이 무너지곤 한다. 타선의 지원을 크게 받아도 결국 대량 실점하며 패배한다.
위기의 키움은 거침없는 상승세로 달리는 한화와의 3연전을 버텨내야 한다. 10일에는 위력적인 1선발 코디 폰세를 상대한다. 대체 선발 김선기가 오래 버티지 못하면 또다시 악몽 같은 ‘불펜 데이’를 겪어야 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