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량이 좋아졌다” 김연경의 추천 받은 라셈, 흥국생명에서 기회 얻었다···진정성 전해진 V리그 복귀 노력 “새로운 버전의 라셈 보여줄 것”

입력 : 2025.05.10 15:00
레베카 라셈(미국)이 025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부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드래프트 행사에서 마지막 7순위로 호명되자 동료 선수와 기쁨이 포옹을 하고 있다. KOVO 제공

레베카 라셈(미국)이 025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부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드래프트 행사에서 마지막 7순위로 호명되자 동료 선수와 기쁨이 포옹을 하고 있다. KOVO 제공

레베카 라셈(28·미국)은 한국 취재진과 V리그 관계자를 다시 만나자 환한 미소와 함께 기쁨의 환호와 댄스로 기쁨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당장이라도 한국에 가고 싶다. 벅차고 감동적”이라고 말했다. 라셈은 2025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부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드래프트 행사에서 전체 7번째 순번으로 흥국생명의 지명을 받았다.

라셈은 2021~2022시즌 IBK기업은행 소속으로 V리그에 데뷔하며 매력적인 외모와 할머니가 한국인인 미국 이민자 1세대 선수로 큰 관심을 받았던 선수다. 그러나 V리그가 원하는 만큼의 ‘해결사’ 역할을 해주지 못하면서 기업은행과 동행이 길지 않았다.

라셈은 이번 트라이아웃에서 V리그 복귀에 대한 진정성있는 자세로 눈길을 끌었다. 그는 V리그를 떠난 뒤 그리스, 푸에르토리코 등에서 뛰며 경험을 더했다. 푸에르토리코 여자배구(LVSF)에서 올 시즌 최우수선수(MVP)상을 수상했다. 라셈은 “다시 V리그에서 선택받기 위해서는 주득점원이 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운동했다. 푸에르토리코 리그에서 자신감을 키웠고, 성공적인 시즌을 통해 더 많은 것을 해낼 수 있다는 생각으로 트라이아웃에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레베카 라셈(왼쪽)이 9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2025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부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드래프트 행사에서 마지막 7순위로 호명된 뒤 계약서에 사인하며 이영하 흥국생명 단장과 악수하고 있다. KOVO 제공

레베카 라셈(왼쪽)이 9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2025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부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드래프트 행사에서 마지막 7순위로 호명된 뒤 계약서에 사인하며 이영하 흥국생명 단장과 악수하고 있다. KOVO 제공

“(V리그를 떠난 뒤에도)V리그 경기를 자주 챙겨 봤는데, 경기를 보고나면 한국 생각이 많이 나서 힘들긴 하다”며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던 라셈은 “한국에서 환영받고 사랑으로 대해주는 팬들을 만나며 어느 나라에서도 느낄 수 없는 감정을 느꼈다. 문화, 음식 등 경험도 너무 좋았다”는 말로 할머니의 나라 이상의 특별한 감정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기업은행 시절과)지금의 나는 다르다”며 “경쟁심이 커졌고, 내가 득점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생각이 크다. 내 안의 불씨가 살아났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말로 높아진 자신감을 열정적으로 어필했다.

그리고 그 꿈이 이뤄졌다. 라셈은 치열한 V리그 경쟁을 뚫어내며 선택을 받았다. 마지막 순번에서 요시하라 도모코 흥국생명 감독이 이름을 부르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눈물을)꾹 겨우 참았다. 다른 선수들 이름이 불릴 때마다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렸고, 마지막에야 불렸다. 믿을 수 없고, 표현하기도 힘들다. 울고 싶고, 소리도 지르고 싶었는데 웃으며 무대에 올랐다.”

라셈은 “V리그를 떠날 때부터 한국에 다시 오고 싶었다. 그 다짐으로 더 발전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새로운 버전의 나를 보여줄 것이다. 더 많은 에너지와 더 성숙하고 동기부여된 모습, 그리고 강한 선수라는 점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아직도 부족한 점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팀에 합류하기 전까지 부족한 부분을 더 연습해서 오겠다”는 말로 남다른 V리그 성공에 대한 열망을 표현하기도 했다.

‘우상’ 김연경이 뛴 팀에서 커리어를 이어간다는 점에서 행복감도 크다. 김연경은 지난 시즌 흥국생명의 통합 우승을 마지막으로 현역 커리어를 마감했다. 그리고 이번 트라이아웃에는 어드바이저 자격으로 행사장을 찾았다. 라셈은 트라이아웃 현장에서 김연경과 자주 대화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레베카 라셈이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2025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부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행사에서 한국 취재진가 만나 인터뷰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KOVO 제공

레베카 라셈이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2025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부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행사에서 한국 취재진가 만나 인터뷰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KOVO 제공

흥국생명의 라셈 지명에는 김연경의 의견도 크게 작용했다. 김연경은 현장에서 “기량이 예전과 비교해 좋아졌다”며 라셈에 높은 점수를 줬다. 라셈은 “김연경이라는 선수를 늘 존경해왔다. 트라이아웃 현장에서 자주 얘기를 했는데 대단한 선수일 뿐 아니라 대화도 편했다. 김연경과 얘기하며 ‘이번에 한국에서 다시 뛰고 싶은데, 한 시즌이라도 함께 뛰면 안되나’라고 묻기도 했다”고 웃으며 “흥국생명에서 함께 뛰지는 못하지만 김연경의 레거시가 남은 팀에서 김연경과 함께 뛰었던 선수들과 함께 한다는 점에서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지난 2024~2025시즌 통합 우승의 주역 중 한 명인 외국인 선수 투트쿠 부르주와 결별하며 라셈을 영입한 요시하라 감독은 “앞으로도 성장 가능한 선수다. 팀 플레이나 블로킹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라셈은 흥국생명의 팀 컬러인 핑크를 좋아하는지 묻는 질문에 “핑크색을 너무 좋아한다. 남자 친구도 핑크셔츠를 입고 왔다. 팀에 합류하면 손톱도 핑크색으로 물들이겠다”며 기분좋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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