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 통계의 긍정 신호
40경기 1위 팀, 7차례 정규 1위
2021년에는 PS 좌절 사례도
한화, 수비 개선 등 변수 삭제중

한화 선수들이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프로야구 두산, 한화 사령탑을 거치며 대표팀 사령탑으로도 굵은 족적을 남긴 김인식 전 감독은 매시즌 초반을 보내면서 “한 30~40경기는 해봐야 어느 정도 판도가 나온다”는 얘기를 교본처럼 꺼냈다.
산전수전 다 겪은 김인식 감독의 경험에서 나온 통찰이기도 하지만 30경기를 지나 40경기에 이르면 대부분 팀 전력이 상당 부분 드러난다는 뜻이기도 했다. 모든 팀이 40경기 전후를 치르면 각팀이 한번 또는 두번은 3연전 시리즈로 맞붙어 상대 전적을 남기게 된다.
한화는 11일 고척 키움전에서 시즌 40경기째를 벌이며 27승13패(0.675)로 2위 LG에 1게임차 앞선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10구단·144경기 체제가 시작된 2015년 이후 지난해까지 최근 10시즌 통계만 보자면 한화는 조심스럽게 가슴 속 꿈을 더 키워볼 만하다. 최근 10년간 40경기 구간을 1위로 통과한 팀 가운데 7팀이나 정규시즌을 1위로 마쳤기 때문이다.
2015년에는 초반 혼전 속에 40번째 경기를 치르고 1위를 기록한 팀이 없었다. 그해 정규시즌 우승팀 삼성은 42경기째 1위에 올랐는데 2015년 삼성을 포함해 2016년 두산, 2017년 KIA, 2020년 NC, 2022년 SSG, 2023년 LG, 2024년 KIA까지 7차례나 40경기째 1위 팀이 정규시즌을 1위로 마치는 이력을 남겼다.

한화 김경문 감독을 비롯해 코칭스태프가 선수들과 승리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다만 40경기 1위가 정규시즌 우승이나 가을야구의 보증수표는 아니다. 2018년과 2019년에는 SK가 40경기를 치르면서 선두를 달렸지만 정규시즌 골인 지점에서는 2위로 밀렸다. 2019년에는 그해 우승 팀 두산과 동률을 이루고도 상대전적에서 밀려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내주기도 했다.
2021년에는 40경기 1위 팀이 ‘용두사미’로 시즌을 끝낸 일도 있었다. 그헤 SSG는 40경기째 23승17패(0.575)로 1위였으나 144경기를 다 치르고서는 66승14무64패(0.508)로 6위까지 내려왔다.
다만 한화는 큰 폭의 사이클을 타지 않는 마운드에서 도드라진 경쟁력을 보이고 있어 시즌 중반 이후로도 롤러코스터 같은 낙폭을 보일 여지는 적어 보인다. 한화는 10일 현재 팀 평균자책 3.15로, LG(3.12)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는데 선발 평균자책은 3.20으로 전체 1위다. 또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탄 지난 4월13일 이후 21경기에서 19승2패를 하는 동안에는 팀 평균자책이 2.27로 압도적인 1위다.

한화 외인투수 퐅세가 10일 고척 키움전 승리투수가 된 뒤 김경문 감독과 손을 잡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는 또 매시즌 하위권 또는 중하위권이던 수비 지표도 뚜렷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인플레이타구 아웃 비율이 담긴 수비효율(DER) 0.703으로 LG(0.728)에 이어 2위까지 올라갔다, 투수진이 강한 타구를 억제하는 한편, 야수들의 수비 범위가 넓어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또한 흐름의 변수를 줄이는 부문이다.
한화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벤치에서부터 최근 기대 이상의 레이스에도 최대한 차분함과 냉정함을 유지하려 애쓰고 있다. 12연승을 할 만큼 견고한 경기력을 보이고 있지만 144경기 장기 레이스에서는 앞으로도 몇 차례 변곡점이 올 수 있다는 것을 코칭스태프부터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가 최근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2018년에는 개막 이후 40경기에서 22승18패(0.550)로 3위에 있었다. 한화는 그해에는 40경기 순위를 그대로 지켜 정규시즌 3위로 가을야구 티켓을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