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라이언 와이스. 이두리 기자
한화가 달라졌다. 라이언 와이스(29)는 이번 시즌 ‘강한 한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주역이다.
와이스는 1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경기에서 8이닝 1피안타 2사사구 9탈삼진으로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선보였다. 한화는 이날 와이스의 호투에 힘입어 키움을 8-0으로 꺾고 12연승을 달성했다. 와이스는 선발 6연승을 기록했다.
8이닝 동안 투구 수가 93개밖에 되지 않았다. 완봉승을 노려볼 만한 개수였다. 와이스는 이에 대해 “8회가 끝난 뒤 문동주, 폰세, 엄상백, 류현진 등 다른 선발 투수들이 ‘93개밖에 안 던졌는데 왜 1이닝을 더 안 던지냐’라고 놀려서 감독님께 말씀드렸다”라며 “감독님이 ‘여기까지가 좋은 것 같다’라고 하셨고 나도 동의했다”라며 말했다.
와이스는 지난 시즌 도중인 6월 리카르도 산체스의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한화의 분위기는 지금과 사뭇 달랐다. 외국인 투수 2명이 모두 부상으로 교체되며 마운드가 흔들렸다. 와이스는 꾸준한 이닝 소화력을 보여주며 정식 계약에 성공했으나 팀 성적은 좋지 않았다. 한화는 최종 8위를 기록하며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와이스는 “작년의 한화와 올해의 환화는 분위기가 굉장히 다르다”라며 “작년에는 하위권 팀이었는데 올해는 ‘잘하는 팀’의 분위기가 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작년에는 팀이 많이 이기지 못해서 경기가 끝나면 악수를 하는 정도였는데 올해는 많이 이기다 보니 선수들이 모두 아드레날린이 솟아서 크게 세리머니를 하는 등 서로 격려하고 있다”라며 “이기는 야구를 계속하고 있다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시즌 16경기에 출장해 평균자책 3.73, 5승 5패를 기록한 와이스는 이번 시즌 8경기 만에 6승을 달성했다. 와이스는 “기술적인 부분을 바꾼 건 없다”라며 “올해는 지난해보다 볼넷을 줄이고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려고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타자를 상대할 때 볼 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가는 점이 고무적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화 라이언 와이스. 한화 이글스 제공
와이스는 “5명의 선발 투수들끼리도 선수 대 선수를 넘어선 사람 대 사람으로서 서로 관심을 많이 갖고 지원해주고 있다”라고 끈끈한 더그아웃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지난 7일 삼성전에서 문동주 선수가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을 때 더그아웃에서 모든 선발진이 모여 포효했다”라며 “오는 13일에는 류현진 선수가 선발로 던지는데 그 경기도 굉장히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한화는 지는 법을 잊은 듯 질주하고 있다. 와이스의 선발 순번이 돌아오는 날까지 연승이 이어진다면 와이스는 17연승에 도전하는 선발 투수가 된다. 와이스는 “당장 다음 경기에 집중하고 싶다”라면서도 “큰 연승 기록이 달린 경기에 선발 등판하게 된다고 해도 긴장은 안 된다. 나는 큰 경기를 즐기는 선수다”라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