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팀들 앞에서 은퇴하는 신본기 “롯데는 부모님 같은 팀, KT는 배우자의 느낌…선행은 오히려 나에게 힘을 줬다”

입력 : 2025.05.11 20:00
11일 수원구장에서 은퇴식을 앞두고 인터뷰하는 신본기. KT 위즈 제공

11일 수원구장에서 은퇴식을 앞두고 인터뷰하는 신본기. KT 위즈 제공

지난해 11월 은퇴를 선언한 신본기가 자신이 뛰었던 두 팀 앞에서 은퇴식을 가졌다.

신본기는 11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KT의 경기를 앞두고 열린 은퇴식에 참가해 자신을 응원해준 팬들에게 작별을 고했다.

이날 시구는 신본기의 아들 건후 군, 시타는 딸 유솜 양이 맡아 아빠의 은퇴식을 빛냈다.

동아대를 졸업한 뒤 201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14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신본기는 2021년 트레이드를 통해 KT로 이적했다. 이적 첫 해에는 KT의 통합 우승을 이끄는데 기여했다. 전천후 내야수로 활약하며 프로통산 1000경기를 뛰었고 통산 타율 0.247 260타점의 성적을 올렸다.

또한 선수 시절 꾸준한 기부와 봉사 활동을 펼쳤고 2017년 KBO 사랑의 골든글러브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은퇴식에서 KT와 롯데 선수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은 신본기. KT 위즈 제공

은퇴식에서 KT와 롯데 선수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은 신본기. KT 위즈 제공

은퇴 후 부산 MBC 해설위원으로 롯데 경기 중계를 하고 있는 신본기는 은퇴식 전 소회를 밝혔다.

신본기는 “어제(10일) 부산에서 롯데 경기를 해설하고 오늘 새벽에 출발했는데 올라오는 동안 프로 생활이 떠올랐다. 정말 행복하게 프로 선수 생활을 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은퇴식을 열어주신 모든 관계자분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 크고, 팬들에게 받았던 응원 역시 정말 감사드린다”라고 했다.

세 가지 장면이 가장 머릿 속에 떠올랐다. 신본기는 “처음 프로야구 유니폼을 입었을 때가 생각난다. 롯데가 2017년 가을야구를 했을 때 기억도 많이 났고, KT에 와서 첫 해 우승을 했을 때 그 순간이 제일 기억에 남았다. 4차전에서 때린 홈런의 감각이나 느낌은 아직도 생생하다”라고 했다.

양 팀 선수들이 신본기의 은퇴식을 앞두고 많은 연락을 했다. 신본기는 “롯데 전준우 형, 정훈 형이 ‘은퇴식 때 뭐 해줄까’라고 하더라. 은퇴하고 나서 오히려 사직구장에서 롯데 선수들과 가까이 있어서 실감이 나지 않았다”라고 했다.

KT 동료들은 선수 생활을 일찍 관두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신본기는 “만난지 얼마 안 되었는데 내가 일찍 그만두는 것 같아서 아쉬워하는 느낌이 많이 드는 것 같다. 그래도 축하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라며 “KT에는 어린 선수들이 너무 잘 크고 있고, 아직도 클 선수가 많다. 앞으로 KT 야구가 더 재미있어질 것 같다”고 선전을 바랐다.

신본기에게 롯데와 KT는 느낌이 달랐다. 그는 “롯데는 내가 부산에서 나고 자랐고 처음 프로 유니폼을 입은 곳도 롯데라서 그런지 나에게 ‘부모님’ 같은 생각이 많이 든다”라고 표현했다. KT에 대해서는 “KT라는 팀이 선택해서 와서 너무 좋은 경험, 재미있고 값진 경험을 많이 했다. KT에서의 생활은 결혼 생활을 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은퇴가 ‘이혼’은 아니지만 너무 좋은 추억을 많이 받은 것 같아서 감사한 느낌 뿐”이라고 했다.

선행을 많이 한 것에 대해서는 손을 내저었다. 신본기는 “그렇게 많이 한 것 같지 않다. 다른 선수들도 알게 모르게 많이 하시는 걸 알고 있다”라며 “그래도 좋은 영향력을 끼친 것 같아서 선수 생활하면서 ‘잘한 일이구나’라는 생각은 있다”라고 말했다.

오히려 선행을 하면서 본인이 얻은 것이 많다고 했다. 그 이유로 “봉사활동이나 기부를 했을 때 행복감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앞으로도 살면서도 기회가 되고, 여유가 된다면 계속 이어나가고 싶은 생각이 있다”라고 말했다.

신본기와 아들 건후, 딸 유솜 양. KT 위즈 제공

신본기와 아들 건후, 딸 유솜 양. KT 위즈 제공

돌이켜보면 별명 중 하나인 ‘기본기’처럼 항상 기본에 충실한 삶을 살아왔다. 신본기는 “내가 야구를 하면서 운동 능력이 뛰어나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어서 뭘 잘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보니 남들보다 더 연습을 많이 하고 기본에 충실하고 할 수 있는 걸 당연히 할 수 있는 선수가 되자라고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항상 팀이 먼저라고 생각하고 야구를 하다보니까 이 자리까지 올라올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함께 수원구장을 찾은 가족들에게도 축하를 받았다. 신본기는 “아이들이 ‘아빠, 축하한다. 수고했다’고 말해서 잘 커나가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들은 같이 있는 자체만으로도 좋은 것 같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앞으로도 신본기라는 선수를 누군가 떠올린다면 “야구를 진심으로 사랑했던 선수”라고 기억되길 바랐다. 신본기는 “은퇴식을 할 정도의 커리어는 갖추지 못했다고 생각하는데 팬분들의 기억에 남는 것 자체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신본기라는 선수가 있었다, 그 정도로만 기억되어도 감사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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