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현종’ 매치, 11년 만에 웃은 김광현 “라이벌이라기 보다 동지, 서로 대결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입력 : 2025.05.11 22:08
SSG 김광현이 11일 인천 KIA전 선발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연합뉴스

SSG 김광현이 11일 인천 KIA전 선발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연합뉴스

SSG 김광현(37)과 KIA 양현종(37). KBO를 대표하는 두 좌완의 역대 9번째 맞대결 승자는 김광현이었다. 김광현이 양현종과 맞대결에서 11년 만에 웃었다.

김광현은 11일 인천 홈에서 열린 KIA와 더블헤더 2차전에 선발 등판해 이번 시즌 개인 최다인 7이닝 동안 1피안타 1실점 호투로 5-1 팀 승리를 이끌었다. 최고 148㎞ 빠른공과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상대 타선을 틀어막았다. 양현종도 5회까지 1피안타 무실점 역투했지만, 6회 첫 실점에 이어 연속 출루를 허용하며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양현종은 5.1이닝 3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국내 최고 두 좌완이지만 이번 시즌은 썩 좋지 않았다. 김광현이 시즌 첫 등판 승리 이후 지난 3일 LG전까지 7경기 연속 승을 추가하지 못했다. 김광현이 등판한 경기에서 SSG도 5연속 패했다. 양현종도 부진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지난 5일 키움전 ‘6전7기’로 시즌 첫 승을 올렸다. 더블헤더 2차전에서 두 사람의 맞대결이 이뤄졌다는 것부터가 상징적이었다. 더블헤더가 열리면 대개 ‘더 강한 투수’가 1차전에 나선다.

그러나 김광현은 이날 여전한 ‘클래스’를 증명했다. 양현종도 부족함 없는 피칭을 했다. 커리어 내내 그랬듯 서로 경쟁하듯 더 강한 공을 던지며 상대 타선을 압도했다.

경기 후 김광현은 “더블헤더 2차전 던진 기억이 사실 한 번밖에 없다. 항상 1차전만 던졌다. 그래서 컨디션 조절을 어떻게 할까 고민을 했는데, 일찍 나와서 경기도 보고 한 게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타선이 좀 침체가 있어서 점수 안줘야한다는 부담이 사실 있었다. 오늘은 점수를 좀 주더라도 퀄리티스타트(QS·6이닝 3자책 이하)를 하자고 생각하고 편하게 던진 덕분에 길게 던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양현종과 관계에 늘 따라붙는 ‘라이벌’이라는 말에 대해 “서로가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잘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맞대결 부담은 사실 없다. 서로 잘 던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현종이는 슬로 스타터다. 금방 자기 실력대로 올라올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라이벌이라고 하지만 사실 동지라는 느낌이 더 강하다. ‘투수는 투수 편’이라고 현종이도 늘 하면 좋겠다. 경기 나갈 때마다 성적 확인하고 응원한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이날 전까지 양현종과 8차례 맞대결에서 2승 5패를 기록했다. 마지막 맞대결 승리는 2014년 4월18일이다. 이날 승리로 김광현이 통산 3승 5패, 양현종이 4승 3패가 됐다. 팀간 전적은 KIA가 5승 4패로 앞선다. 김광현은 ‘맞대결 승리가 아주 오랜만’이라는 말에 “사실 그보다는 제가 나간 날 팀이 계속 져서 마음고생을 했다”고 말했다.

김광현도 양현종도 이제 전성기는 아니다. 본인들도 이를 모르지 않는다. 김광현은 “평생 잘할 수는 없다. 천천히 한 계단, 한 계단 내려오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겠느냐”며 “팬들도 응원해 주시고, 아직 이렇게 공 던지고 마운드에서 서로 대결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SSG랜더스필드는 더블헤더 1·2차전 모두 매진을 기록했다. 전신인 SK 시절을 포함해 SSG가 홈 더블헤더 2경기 모두 매진을 기록한 건 처음이다.

SSG 김광현이 11일 인천 KIA전 승리 후 더그아웃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SSG 김광현이 11일 인천 KIA전 승리 후 더그아웃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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