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더 이상 ‘빅클럽’ 아니다”…아모링 감독, 자진 사퇴 시사?

입력 : 2025.05.12 09:03
루벤 아모링 맨유 감독이 11일 웨스트햄전 도중 답답한 표정을 짓고 있다. 로이터

루벤 아모링 맨유 감독이 11일 웨스트햄전 도중 답답한 표정을 짓고 있다. 로이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극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이번 부진에 빠진 루벤 아모링 맨유 감독이 책임을 통감하며 다음 시즌에도 같은 분위기라면 물러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아모링 감독은 11일 “맨유 감독이라면 이런 순위표를 보고 부끄러워야 마땅하다”며 “다음 시즌 시작부터 이런 상태라면 나 말고 다른 이에게 자리를 내줘야 한다”고 말했다.

맨유는 이날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웨스트햄전에서 0-2로 패했다. 웨스트햄은 최근 리그 8경기 무승을 끊었다. 아모링 감독은 경기 후 “우린 더 이상 홈에서 패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클럽은 더 이상 거대하지 않다”고 말했다.

맨유는 지난 1월 26일 이후 리그에서 강등이 확정된 레스터시티 등 두 팀에게만 승리를 거두며 리그 7경기 연속 무승(2무 5패)에 빠져 있다.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래 최악 부진 기록과 타이다. 이번 시즌 리그 17패는 1973-74 강등 시즌(20패) 이후 최다다. 홈에서만 9패를 기록한 것도 1930-31, 1933-34, 1962-63시즌과 함께 구단 역사상 최악의 홈 성적에 해당한다.

아모링 감독은 “유로파리그 결승전? 우리 클럽이 직면한 가장 작은 문제일 뿐”이라며 냉소적인 시선을 드러냈다. 맨유는 오는 21일 빌바오에서 토트넘과 유로파리그 결승전을 치른다. 승리 시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확보할 수 있으며, 구단은 약 1억 파운드의 수익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아모링은 “챔피언스리그를 나가는 게 달이 아니라 지구처럼 멀게 느껴진다”며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그는 “지금 맨유는 결정적인 분기점에 서 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용기를 내야 한다. 시작부터 이런 상태라면 나 말고 다른 이에게 자리를 내줘야 한다”고 언급했다. BBC는 “이는 단순한 결과 책임이 아닌, 팀 전반의 태도·문화에 대한 전면적인 쇄신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아모링 감독은 “지금 이대로 다음 시즌을 맞이할 수 없다”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란 이름이 무색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맨유의 리그 순위는 16위(승점 39). 강등권 팀들과 불과 몇 걸음 차이다. 유로파 결승 상대 토트넘보다도 아래다. 골대 앞에서 집중력 부족, 경기 중 급격히 사라지는 긴장감 등 ‘빅클럽 정신력’이 사라졌다는 평가다. 아모링 감독도 “박스 안에서도, 공격에서도 절박함이 없다. 이겨야 한다는 본능이 사라졌다”고 토로했다. BBC는 “이 같은 내부 위기의식은 조세 무리뉴, 올레 군나르 솔샤르, 랄프 랑닉을 거쳐온 과거 맨유 감독들이 반복적으로 지적해온 내용”이라며 “선수단의 ‘선택적 경기 집중’, 팀 분위기 무력화는 어느새 만성화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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