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드 블랙 콜로라도 감독이 0-21로 참패한 11일 홈 샌디에이고전 도중 불펜에 전화를 걸고 있다. 블랙 감독은 12일 해임됐다. AP연합뉴스
메이저리그(MLB) 콜로라도가 12일 버드 블랙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전날 콜로라도는 쿠어스필드 홈에서 0-21로 역사에 남을 참패를 당했다.
콜로라도는 이날 블랙 감독과 마이크 레드먼드 벤치 코치를 경질했다고 밝혔다. 이날 콜로라도는 샌디에이고를 9-3으로 이기고 8연패에서 탈출했지만, 7승33패로 여전히 리그 최악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ESPN은 시즌 첫 40경기에서 7승33패는 1988년 볼티모어의 6승34패 이후 가장 나쁜 기록이라고 전했다.
블랙 감독은 올해까지 9시즌 동안 544승 690패로 구단 사상 최다승 기록을 가지고 있다. 2017시즌과 2018시즌 2년 연속 팀을 포스트시즌에 올려놓기도 했다. 빌 슈미트 콜로라도 단장은 시즌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던 중에도 블랙 감독을 신뢰한다고 밝혔다. 최근 그는 지역지 덴버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아직 감독 경질을 고려할 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선수들 모두 우리가 가려는 방향을 믿고 있다.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아 있고, 우리는 반등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11일 0-21 패배가 너무 참혹했다. 스포츠전문매체 디어슬레틱은 “MLB 역사상 가장 일방적인 경기 중 하나였다”고 전했다. 21점 차 완봉패는 1975년 시카고 컵스와 2004년 뉴욕 양키스의 22점 차 완봉패 다음 기록이다. 당시 컵스와 양키스는 각각 피츠버그와 클리블랜드에 0-22로 패했다. 동시에 콜로라도 구단 홈 경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다 점수 차 완봉패다. 쿠어스필드 홈구장이 개장한 1995년 콜로라도는 플로리다에 0-17로 패했다. 콜로라도는 30년 만에 불명예 기록을 새로 썼다.

버드 블랙 콜로라도 감독. AP연합뉴스
11일 콜로라도는 투타 모두 경기력이 참혹했다. 콜로라도 투수들은 9이닝 동안 24안타를 두들겨 맞으며, 샌디에이고에 1경기 최다안타 구단 기록을 선사했다. 콜로라도는 이날 1회부터 6회까지 매 이닝 실점했다. 4회에만 8점을 내줬다. 샌디에이고 타자 6명이 홈런을 때렸고, 5명이 3타점 이상을 기록했다. 콜로라도 선발 브래들리 블락은 3.2이닝 13안타 12실점 했다. 12실점은 콜로라도 투수가 1경기 기록한 최다 실점 기록과 동률이다.
타자들도 무기력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무명의.샌디에이고 선발 스티븐 콜렉(28)에게 104구 완봉승을 헌납했다. 콜렉은 MLB 통산 44차례 등판 61이닝이 전부인 선수다. 2023년 ‘룰5 드래프트(MLB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시애틀에서 샌디에이고로 넘어왔다.
콜로라도는 최악의 성적 속에서도 홈 완봉패는 피해왔다. 쿠어스필드가 워낙 타자친화적인 구장이기 때문이다. 디어슬레틱은 콜로라도가 쿠어스필드에서 완봉을 당한 건 지난해 7월24일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콜로라도는 8회부터 포수 제이컵 스탈링스를 마운드에 올려 0-21 경기를 끝냈다. 경기는 간신히 마쳤지만, 프랜차이즈 대표 감독의 경질은 피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