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천재환. NC 다이노스 제공

NC 한석현. NC 다이노스 제공
NC가 7연승 돌풍을 일으키며 중위권 싸움에 뛰어들었다. 온전치 않은 전력이지만 더 튼튼해진 잇몸으로 리그를 물어뜯고 있다.
NC는 11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과 더블헤더 두 경기를 쓸어 담았다. 지난 3일 사직 롯데전을 시작으로 전날 무승부 경기를 제외하고 7경기를 내리 이겼다. NC의 7연승은 2020년 9월20~26일 이후 1688일 만이다.
연승 중에도 NC 전력이 100%는 아니었다. 박건우가 햄스트링 부상에서 복귀했지만 연승 기간 12타석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평소처럼 경기를 뛸 상태가 아직 아니기 때문이다. 더블헤더 두 경기에 부상 결장이 특히 집중됐다. 박민우가 햄스트링 근경련, 김형준이 무릎 타박상으로 1·2차전 모두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박민우가 더블헤더 2차전 대타로 1타석을 소화했을 뿐, 김형준은 마지막까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외국인 타자 맷 데이비슨은 1차전 안타 후 1루까지 뛰어가다 불편한 기색을 보이고 교체됐다. 햄스트링 근경직이었다.
그러나 NC 타선은 불을 뿜었다. 1·2차전 도합 16득점으로 두산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NC의 7연승을 견인한 것도 폭발적인 타선의 힘이었다. 연승 기간 NC는 팀타율 0.324에 12홈런을 때렸다. 8경기 동안 두 자릿수 득점만 3차례였다. 더블헤더 2차전 5-2가 연승 기간 NC의 최소 득점이었을 만큼 매 경기 대량 득점에 성공했다.
주전급으로 평가받지 못했던 야수들이 강한 잇몸 역할을 하며 팀을 떠받쳤다. 외야수 천재환(31)과 한석현(31)이 대표적이다. 두 사람 모두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 못했다. 시즌 전 전력 구상에서 주축과는 거리가 있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연승 기간 천재환과 한석현은 누구보다 뜨거웠다. 천재환이 30타수 14안타(0.467)에 3홈런 9타점을 기록했다. 지난달 24일에야 1군에 올라온 한석현은 27타수 9안타(0.333)을 쳤다. 9안타 중 4개가 2루타였다.

NC 안중열. NC 다이노스 제공

NC 최정원. NC 다이노스 제공
주축들이 대거 빠진 더블헤더 1·2차전도 백업들의 활약이 눈부셨다. 시즌 9홈런을 기록 중인 거포 포수 김형준의 빈자리를 백업 박세혁과 제3 포수 안중열이 메웠다. 더블헤더 특별엔트리로 올라온 안중열은 1차전 결정적인 2타점 2루타를 때렸다. 2차전에는 시즌 내내 부진하던 박세혁이 3회 2사 만루에서 결승 2타점 적시타를 쳐냈다. 역시 특별엔트리로 올라와 박민우의 2루 자리를 메운 최정원도 1·2차전 각각 2안타씩 때렸다.
지난해 NC의 추락은 부상으로 장기 이탈한 타선 주축들의 빈자리를 메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즌 중반까지 중위권 싸움을 벌이던 NC는 손아섭과 박건우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속절없이 무너졌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지난해와 다를 수 있다는 걸 NC는 연승으로 보여줬다.
KBO 중위권 판도는 일대 격변이다. NC가 7연승을 달리는 동안 삼성이 8연패, KT가 2승1무5패를 기록했다. 지난 2일까지만 해도 삼성이 NC에 7경기 차로 앞섰는데 연승과 연패가 교차하며 순위가 뒤집혔다. 연승 전까지 최하위 키움과 1.5경기 차 9위로 처져있던 NC가 0.5경기 차 단독 4위로 치고 올라왔다. 그 아래 삼성, KT, SSG가 서로 승차 없이 차례로 5~7위다.